지역경제 빙하기, 장기화요인 제대로 살펴야
지역경제 빙하기, 장기화요인 제대로 살펴야
  • 울산신문
  • 승인 2019.05.2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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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는 등 '고용 빙하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조업의 취업률 감소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하강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일자리 증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여기다 지역 경제 허리층인 30~40대의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지역의 고용지표가 총체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9년 4월 울산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역의 지난달 실업률은 5.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실업자수는 3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5,000명이 줄었고, 실업률도 같은 기간 0.7% 떨어지긴 했지만 전국 평균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며 최상단 박스권을 유지했다. 전국적 평균 실업률은 4.4%로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울산보다는 0.8%p나 낮았다. 

취업자수도 여전히 바닥권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의 지난달 취업자는 56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0.3%) 감소했다. 주력 산업인 제조업의 같은기간 취업자수는 18만 1,000명으로 4,000명(1.9%) 줄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지난 2016년 5월부터 3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건설업과 도소매업은 제조업 일자리 증발 속도를 추월하며 고용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지역의 건설업 취업자는 4만 명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8,000명이나 급감했다. 비율로 보면 16.1%나 줄어든 것으로, 이는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의 10배에 육박한다. 이는 건설투자 급감과 부동산 경기 한파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울산의 주택 건설 시장의 실물경기의 장기침체 여파로 역대 최악의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

서민 경제를 대표하는 울산의 자영업 성적은 더 최악이다. 대표적 자영업인 도소매·음식숙박업도 고용몰락을 겪고 있다. 지역의 지난달 관련 업종의 취업자는 10만 5,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6,000명(5,6%) 줄어들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나홀로 경영에 나서면서 임금근로자는 줄고 비임금 근로자는 늘어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울산의 임금근로자는 46만 7,000명으로 전년동기 보다 4,000명(0.8%) 줄었고, 비임금근로자는 10만2,000명으로 같은기간 2,000명(2.1%)증가했다.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30~40대의 청년층 취업자수 감소로 인한 고용의 질 악화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지역에서는 30대와 40대의 취업자는 12만 2,000명, 14만 7,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대비 각각 1만 명, 4,000명씩 감소했다.

이같은 사정은 결국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이어져 지역 경제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체감경기가 개선되지 못한 데다 유통업계 내부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역 소매유통업계의 체감 경기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가 관내 52개 표본 소매유통업체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2/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망치는 '79'로 직전 분기인 1분기 대비 9p 상승했다. 소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기준치(100)를 한참 밑돌았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이 겹치는 바람에 좁아진 시장을 두고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데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업종별로는 백화점(100)만이 전분기 대비 업황이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대형마트(90), 슈퍼마켓(64), 편의점(45)은 전분기 대비 나빠질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역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송철호 울산시장은 국내 대형건설사 260개 업체와 대기업 공장 12개 업체 대표(공장장)에게 지역건설업체 하도급 참여 확대 협조 등을 요청하는 서한문을 발송했다. 

송 시장은 서한문에서 "울산에는 약 2,000여 개의 건설업체가 있으며, 건설업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도 고용 및 생산유발효과가 높아 이와 연계된 지역의 실물 경제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시에서는 '지역건설산업 발전에 관한 조례'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 나가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대형건설공사 및 공장증설에 지역건설근로자, 지역 생산자재 및 장비를 우선 채용·사용해 주시고, 우수한 지역건설업체가 하도급 등 공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울산의 경기침체를 타개하려는 시장의 노력이 어느정도 가시적 성과를 보일지는 미지수지만 이같은 노력 자체가 얼마나 지역의 상황이 절박한가를 잘 대변하고 있다. 문제는 위기 상황이 이만큼 오래 지속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이제 실질적인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언발에 오줌누기 식이 아니라 제대로 실현 가능한 대책을 찾아 처방을 해야 할 때다. 이 시기를 놓치면 정말 장기 불황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