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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였던 여야 3당의 국회 정상화 논의가 벽에 부딪혔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호프회동을 한 데 이어 21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실패하면서 22일 다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를 열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간)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원천무효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과도한 요구"라면서 무조건적인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연석회의에서 "대충 국회만 열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유야무야하지 말고 패스트트랙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원천무효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조건부 국회 참석을 제시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은 불법이고 무효인 게 자명하고 절차와 내용, 방향이 모두 틀렸는데 이 상태에서 국회를 연다고 한들 어떠한 진전을 보기 어렵다"면서 장외투쟁의 철회 조건으로 사과와 지정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여야 4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검경수사권 조정안 통과를 위한 패스트트랙은 국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참혹한 역사로 기록됐다"고 규정했다.
이어 "권력 장악에 눈이 멀어 아마추어만도 못한 법안을 밀어붙였고, 당정 간 의견 조율도 안 된 상태에서 청와대가 무리하게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원유철·홍문종·김재원·염동열 의원 등이 검찰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고, 패스트트랙만으로 의원 50여 명이 고발당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반면 손혜원 게이트는 수많은 증거가 있어도 소환 조사조차 안 했는데 야당 탄압을 멈추고, 공정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은 회의에서 "진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을 통과시킬 의지가 있다면 각 당 대표와 회담을 해야 한다"며 "야당을 공격하는 모습은 추경을 통과시키지 않다도 좋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과도한 요구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무조건적인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면서 국회 정상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만큼 여야 간 뚜렷한 입장차를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며 "여야 충돌 과정에서 있었던 반목을 털어내는 것도 필요해보인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렇지만 일방적인 역지사지는 가능하지도 않고 진실하지도 않다"며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정치를 복
원하자. 낡은 정치 문법으로는 어떤 감동도 줄 수 없다"면서 무조건적인 국회 복귀를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야 지도자가 새 정치 리더십으로 타협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기다리는 민생 국회 실현을 위해 야당 지도자의 통 큰 결단을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 신경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 원내대표 취임 후 첫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정상화 방안 등 현안을 논의했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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