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가 글로벌 차량 공유 업계와의 협업과 전략투자를 과감히 확대해가고 있다. 이는 완성차 업체가 '소유'에서 '이용'으로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시대적 변화를 인정하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꾸려는 파격적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차업계의 맡형인 현대차가 차량 공유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서면서 전통적인 완성차 생태계의 판도변화가 예고 되고 있다. 

# 車 공유시장, 2030년 1,400조 성장 전망
2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해외 차량 호출 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6일 중동의 최대 차량 호출(카 헤일링) 기업 '카림'에 연말까지 5,000대의 공유차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차량을 공급하게 될 카림은 2012년 설립, 현재 중동과 북아프리카 15개국 120여 개 도시에서 카헤일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림은 올해 3월 우버에게 31억 달러에 인수되면서 중동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차는 우선 500대 시범 공급을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총 5,000대를 공급하게 된다. 공급차종은 쏘나타, 투싼, 싼타페, 그랜저 등이며 현대차는 유지보수와 서비스 등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펼친다.

앞서 3월에는 인도 1위 카헤일링 기업 올라(Ola)에 3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기 위한 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인도 최대 차량호출 기업인 '올라'에 3억 달러(약 3,400억 원)를 투자한다. 이는 해외기업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에는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인 그랩(Grab)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 현대차, 차량공급부터 유지보수까지
현대자동차의 이같은 행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유경제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단순한 자동차 생산 기업이 아닌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화 의지를 재차 강조해왔다. 앞서 지난 22일 진행된 칼라일 그룹과의 대담에서도 "이후 세대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공유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생산 기업의 경영자가 직접 '자동차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 파격 발언으로 평가됐다. 여기에는 단순한 완성차 판매 업계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 단순 생산→솔루션 제공 전환 속도
실제 차량 공유시장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기관 '골드만삭스'와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2030년 자동차 공유 서비스 시장이 2017년의 8배인 1,40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 공유 시대는 현대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계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동차 공유 서비스에는 '카셰어링(Car Sharing)'과 '카헤일링(Car Hailing)', '라이드셰어링(Ride Sharing)'이 있다. 카셰어링은 '하나의 자동차를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국내의 쏘카와 그린카가 이에 해당한다.  

이어 카헤일링은 '차를 가진 사업자가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국내에선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해외에선 성업 중이다. 스마트폰으로 그랩 소속 드라이버를 호출하면 스마트폰에는 배정된 그랩 차량(자동차, 오토바이)과 함께 목적지까지의 요금이 표시된다.  라이드셰어링(Ride Sharing)은 자동차를 함께 타는 것으로 흔히 카풀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유경제로 전환하면 자동차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공유경제는 세계적인 흐름이고 이는 완성차업계에도 가장 큰 비즈니스 모델이다"고 설명했다. 하주화기자 usjh@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