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결단, 이번에는 제대로 실현되길
롯데의 결단, 이번에는 제대로 실현되길
  • 울산신문
  • 승인 2019.05.2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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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던 롯데 관련 울산 사업이 속도를 낼 길이 열렸다. 그동안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와 강동권 개발에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던 롯데가 최근 울산시민이 원한다면 적극적인 검토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려는 변경안을 전격 철회했고 강동리조트를 숙박시설로 바꾸려던 계획도 원점에서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같은 롯데의 변화는 극도로 악화된 민심을 되돌리고, 신뢰 관계도 회복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롯데의 이같은 변화는 지난주 울산을 찾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의 발언으로 부각됐다. 황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실세로 신동빈 회장의 오른팔이나 다름없는 위치에 있다. 롯데비피화학 울산공장에서 열린 초산공장 증설 준공식 및 제2 초산비닐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황 부회장은 "(강동사업을 리조트에서 레지던스로 바꾸는 변경안의 경우) 시민들이 원하면 해야 되고, 원하지 않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며 "울산시와 협의를 해서 좋은 성과가 나오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측이 관광 리조트사업을 단순한 숙박사업으로 변경 추진하려 한 이후 방향 전환의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것이다. 롯데 측은 북구 정자동에 강동리조트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초 계획과는 다른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를 조성하겠다는 변경안을 내놓고 울산시와 협의를 벌여왔다. 

당초 10만 8,985㎡ 일대에 3,100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로 콘도(객실 294실),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 오토캠핑장, 판매시설(복합상가) 등이 들어서는 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롯데 측은 지난 3월 강동리조트에 생활형 숙박시설을 짓겠다며 변경된 계획을 시에 제출했다. 실내외 워터파크와 판매시설인 복합상가 등을 대폭 줄이는 대신에 여기에 사업성이 더 큰 레지던스를 짓겠다는 것이 변경안의 골자였다. 리조트보다 아파트 건설과 분양 사업처럼 할 수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건설하는 편이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롯데의 이같은 변심에 지역 여론은 거세게 반발했다. 울산시는 계획 변경을 거부했고, 시의원들은 최근 롯데가 추진하는 강동리조트 조성 사업이 지연·축소되는 데 대해 기자회견까지 열고 반발했다. 울산시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외면하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롯데 행태 때문에 울산 핵심 개발사업마저 좌초되는 데 실망을 넘어 시민과 함께 분노한다"고 했다. 이어 "울산 강동권 관광사업 핵심시설인 강동리조트 사업은 2000년대 초 업무협약에 따라 롯데건설이 리조트와 워터파크를 2017년 말까지 개장하기로 했다가 수익성 문제로 몇 년 동안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고, 다시 중단했다"고 지적했다. 

롯데가 기업의 이윤추구 목적에만 매몰돼 창업주의 고향인 울산을 홀대하고 있다는 여론의 뭇매도 쏟아졌다. 롯데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은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이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 1922년 둔기리에서 태어난 울산 토박이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신 명예회장은 1971년 마을 이름을 따 '둔기회'를 만들고, 건강이 허락한 2014년까지 매년 5월 첫째 주 일요일이면 대암댐 옆에 지은 별장에서 전국에 흩어져 사는 수몰민과 인근 마을주민들을 불러 마을잔치를 열어왔다. 울산과 특별한 인연을 가진 롯데는 시로부터 개발지역 땅을 싼값에 매입하는 등 특혜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울산의 민심을 저버린 강동권 개발사업으로 '이윤만 찾는 막돼먹은 기업'이라는 힐난을 받았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 사업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최근 복합환승센터 쇼핑 시설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800세대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으려는 변경안을 백지화했다. 대신 각각 3만 4,000㎡와 4만 3,000㎡에 이르는 환승과 상업시설 면적을 당초 계획안대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의 새 변경안을 울산시에 제출했다. 변경안은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복합환승센터를 원래대로 건립하겠다는 게 골자다. 롯데는 이 과정에서 주차장 부지 확보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경기불황이 계속되자 롯데는 지난 2월 복합환승센터 대신 갑자기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팔겠다고 말을 바꿨다가 여론의 비난을 샀다. 반롯데 정서가 확산되고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자 롯데 측이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역세권 사업에 이어 강동권 개발사업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게 된 것이다. 롯데 측은 이와 함께 지역 소재 화학계열사의 대규모 증설투자 계획도 구체화하고 고용창출 의지도 확고히 했다. 

문제는 이제 롯데의 확실한 울산 투자 약속이다. 더 이상 번복하는 일이 없도록 울산시는 후속 조치를 발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울산역 환승센터와 강동권 개발이 침체된 울산의 경제를 되살리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환영할 일이다. 울산시와 롯데는 하루빨리 실무적인 절차에 들어가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