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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2일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이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경상남도 창녕에서는 따오기의 역사적인 자연 방사가 있었다. 자연방사를 위해 그동안 복원된 따오기는 야생적응 방사장 안에서 야생활동의 기본인 비행훈련은 물론 대인·대물 적응훈련과 먹이 섭취 훈련을 받아왔다.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 따르면 자연방사 적응 훈련은 다른 동물들이 종 치는 소리가 난 후 먹이를 먹는 훈련을 하듯 야생에 조성해놓은 서석지 특정 지점, 특정 시각에 미리 훈련된 울음소리가 나면 그리로 몰려가도록 훈련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초창기엔 거기에 가면 따오기 먹이인 미꾸라지를 먹을 수 있도록 해주고, 점차 그 먹이마저 스스로 구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해왔다. 

우리보다 앞서 따오기 복원에 성공한 일본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19차례 방사를 했고 초기 3년간 생존율이 40% 수준이었다. 복원센터 측은 최소 30% 이상은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일단 목표를 낮춰 잡으면서도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우포 따오기 여건은 좋은 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창녕의 사례는 울산으로서는 중요한 학습장이다. 울산에서는 지난 지방정부 시절부터 울산의 대표적인 상징 브랜드인 학을 복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지방정부가 바뀌고 새로운 자치단체의 각종 사업이 펼쳐지면서 학의 복원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렸다. 최근 울산 중구가 학의 컨텐츠화에 관심을 가지는 듯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학의 생태적 복원보다는 이야기나 설화, 장소 등 컨텐츠 복원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울산시의 경우는 좀 다른듯하다. 울산시는 송철호 시장이 업무를 시작한 이후 울산이 대표적인 브랜드를 만드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 하나가 바로 태화강 십리대숲을 백리대숲으로 확장하는 사업이다. 이는 울산시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과도 연계된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주 울산시는 태화강 지방정원을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해 산림청의 요구사항을 보완하고 신청서를 다시 냈다. 지난해 5월 첫 신청 때 산림청이 요구한 보완사항을 마무리한 것이다. 당시 산림청은 국가 정원과 관련해 조례를 제정하고 정원진흥실시계획의 수립을 요구했다. 또 관련 조직을 구성할 것도 요구했다. 

울산시는 산림청의 요구를 받아 지난 1월 '울산시 정원문화 육성 및 진흥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하고 시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조례안에는 정원문화 육성 및 진흥 정책 추진, 시민참여 활성화, 위원회 구성 및 운영, 정원의 운영과 관리, 정원박람회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장기적으로 정원도시로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수록된 정원실시계획도 수립했다. 관련 조직으로 태화강정원사업단도 신설했는데 4급 공무원이 단장을 맡고, 5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 12명으로 구성했다. 산림청은 앞서 지난달 말 현장실사를 실시했고, 다음 달 2일부터 평가를 시작한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생태보고의 현장이거나 생물 다양성의 확인 학습장, 생태복원의 현장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자산을 가진 곳이 태화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중요한 조건이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이다. 50년 개발의 현장이 공해의 강에서 생태의 강으로 변한 사실은 국가정원 2호로는 어림없는 상징적 보상이다. 말 그대로 태화강은 다른 국가정원 후보지와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가진 국가정원 후보지다. 생태보고의 현장이거나 생물 다양성의 확인 학습장, 생태복원의 현장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자산을 가진 곳이 태화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중요한 조건이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이다.

울산시는 최근 시민단체, 기업체 및 공공기관 58개소 등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화강 백리대숲 조성사업 참여 협약식'을 가졌다. 이 협약식은 태화강 백리대숲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 범시민적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민과 소통을 통해 체계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획됐다. 시민단체, 기업체, 공공기관은 △테마공원 조성 및 식재 대나무 지원 △대나무 식재 직접 참여 △대나무 관리참여 등 3개 분야에 참여하게 된다. 

국가정원의 핵심이 백리대숲이 되고 바로 그 대숲이 울산의 생태복원의 상징이 되는 셈이다. 바로 여기에 학의 복원은 필수적이다. 백리대숲에 대나무만 식재한다면 울산과 태화강, 그리고 대숲을 연결하는 콘텐츠는 사라진다. 선사인들이 살던 시절부터 울산 하을의 상징이엇던 학을 복원하고 백리 대숲을 학의 서식지로 조성한다면 국가정원 태화강의 킬러 콘텐츠가 완성된다. 바로 그 핵심 사업이 학의 복원임을 잊지 말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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