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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집

에즈라 파운드

찻집의 저 아가씨
예전처럼 그렇게 예쁘지 않네
팔월이 그녀 곁으로 지나갔네.
예전만큼 층계를 열심히 오르지도 않네.
우리에게 둥근 빵을 가져다 줄 때
주변에 풍겨주던 그 젊음의 빛도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겠지
그녀도 중년이 되겠지.

The Tea Shop

Ezra Pound

The girl in the tea shop
Is not so beautiful as she was,
The August has worn against her.
She does not get up the stairs so eagerly.
The glow of youth that she spread about us
As she brought us our muffins
Will be spread about us no longer.
She also will turn middle-aged.

△에즈라 파운드 (Ezra Weston Loomis Pound): 출생 미국 (1885~1972), 작품 '칸토스' '꽃잎들이 물 속에 떨어졌다' '오렌지색의 장미', 시집 '페르소나' 등 보티시즘(Vortices) 소용돌이 이론을 최초로 주장.
 

박진한 시인
박진한 시인

일찍이 피천득 시인은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무 살 얼굴이다"라고 했습니다. 결코 소용돌이의 계절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변 환경은 이념적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詩로 언급해야 합니다. 좁아진 세계로 눈을 돌려 영미문학을 읽다보면 미국의 시인이며 평론가인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를 결코 비켜 갈 수는 없습니다. 그의 詩는 간결하며 이미지 세밀화로 돼있으면서 조용히 큰 회오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보티시즘(Vortices)이란 소용돌이 론으로 큰 회오리를 만들어버린 시대적 전설입니다.


여기 시인의 '찻집'이라는 조용하면서도 거대한 돌풍 하나를 소개합니다.
'보티시즘'이란 이론적 혼란 속에서 긍정만 모아보는 혼란속의 탈출로 그 시대적 혁신적 이론입니다. 어느 찻집에서는 다 함께 늙어가는 것에 한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생 삼분의 이가 지난 8월의 아름다움은 떠나가지만 새로운 무게의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겠지요. 어쩜 하나의 단순한 잠깐 동작의 부정적 표현 같으면서도, 그 속에 긍정의 소용돌이를 심었다고 할까요. 글로벌화 된 삶속에서 지금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으로 한번 만들어 봅시다.
 박진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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