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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후 산업발전이 급속하게 진전되면서 도시의 발전도 가속화됐으며, 이 과정에서 탈산업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도시의 정체성이 변화한 도시가 있는가 하면 도시의 다양한 문화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도시재생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디트로이트는 로보캅의 세트장으로, 피츠버그는 첨단 서비스 산업도시로 변모한 반면에 잦은 비에 우수에 젖는 시애틀은 도시문화를 반영한 스타벅스와 코스트코의 도시이며, 쾌적한 공원속의 도시라고 할 만큼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경제적 번영을 지속하는 벤츠의 도시 슈투트가르트나 나이키의 도시 포틀랜드도 있다. 물론 이러한 도시들의 공집합은 산업문화적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도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급속한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전통적, 역사적 기반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전통과 역사, 예술, 과학, 해양 등 다양한 문화적 경쟁력을 가진 도시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중에서 울산은 우리나라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한 산업문화적 경쟁력을 가진 대표적인 도시이다. 울산 인구의 대다수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그것도 자동차, 조선 및 석유화학산업 분야에서 땀을 흘려왔고, 또 지금도 흘리고 있다. 짧은 시간에 자본주의 250년의 역사를 딛고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선도한 도시이기도하다. 지난 정부에서 산업기술박물관 건립사업이 이슈가 됐을 때, 울산은 영미의 자본주의 국가가 기술의 반복적 축적으로 이루어낸 성과와 달리 우리나라 그것도 울산의 새로운 자본주의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지금까지 노력한 성과를 담아내려고 했다.


그 만큼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지였고,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먹여살리고 견인해 온 도시였기 때문이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많은 것들이 변모하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한 산업혁명 이후 다시 한번 ICT기술이 인간의 정신노동까지 대체하는 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따라서 기존의 생산방식도 변모하고 있고, 더불어 소비시장도 변모하고 있다. 산업적 생산도시인 울산도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지역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지원으로 환경변화에 적응하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해 왔다.


울산에는 1972년 둥지를 틀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 현대중공업이 있다. 세계 1위의 조선회사로 성장했고, 최근 조선산업 침체의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오고 있으며, 대우해양조선(주)와 합병의결로 대·중·소 선박 건설 및 초대형 컨테이너선에서 가스선 등 조선건조의 다양성과 효율성까지 확보해 어느 조선소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1위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이런 와중에 연구개발과 경영관리 등을 전담하는 부문과 생산부문을 분리하고 신설되는 중간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지주를 서울로 이전할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은 급변하는 세계경제 환경속에서 기업경쟁력의 원천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해양 인더스트리 4.0, 자율운항선박 시운전센터, ICT융합 전기추진선박 실증사업 그리고 조선해양SW융합클러스터 조성 등을 지원하여, 기업의 산업적 경쟁력 확보에 노력했다. 향후 노동비용의 상승에 따라 어느 정도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하더라도 울산은 전 세계 현대중공업 생산공장의 핵심두뇌로 자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지원을 이어갔다. 단지 조선해양플랜트산업에서 울산은 나이키의 포틀랜드이기를 꿈꾸었을 뿐이었다. 울산은 현대중공업의 홈타운이다. 미국의 다국적기업 P&G가 싱가폴로 본사를 일부 이전했지만 그것은 단지 급성장하는 미용분야의 아시아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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