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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자랑인 장미축제가 지난 달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행사장을 수놓은 300만 송이 장미들은 계절의 여왕답게 환상적인 매력을 뽐내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필자가 방문한 날 저녁에도 울산대공원 축제장에는 신비로운 야간조명 아래 탐스러운 자태와 향기를 품은 온갖 빛깔의 장미들이 방문자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유혹하고 있었다. 행사 주제인 '러브스토리 인 울산'의 속삭임은 모두에게 뿌듯한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알다시피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는 울산을 장미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0년부터 해마다 열렸다. 올해는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친환경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대폭 늘려 단기간 가장 많은 관람객이 방문할 정도로 호응이 컸다고 한다. 이렇듯 울산의 5월을 장미축제가 마무리 했다면 이제 신록의 계절 6월은 장생포 고래축제가 그 포문을 연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만큼 고래축제의 존재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울산고래축제'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일원에서 펼쳐진다. '고래의 꿈! 바다의 꿈! 울산의 꿈!'이라는 슬로건 아래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생태 보호축제로 꾸며진다고 한다. 25회째를 맞이하는 만큼 지역주민의 생활과 문화를 함축적으로 표출할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를 모두 마쳤다는 것이다. 고래 챌린지런과 그린페스타, 내가 그리는 반구대암각화, 키자니아 in 장생포 등 올해 처음 선보이는 행사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장애물을 피해 50곒 길이의 에어바운스를 통과하는 '고래 챌린지런'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고, 장생포 다목적구장에서 열리는 '그린페스타'는 다양한 친환경 체험부스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한다. 또한 오후부터는 인기가수 공연과 맥주파티도 열린단다. 말만 들어도 흥이 솟는다.


지난달 3일부터 태화강 십리대밭교 인근 물 위에 띄워져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공기막 조형물 '러브웨일(Love whale)'이 이번 축제기간 동안에는 장생포 앞바다로 옮겨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모양이다. '러브 웨일'은 낮에는 새하얀 새끼 상괭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어둠이 내리면 빨강, 주황, 노랑과 초록 등 여러 가지 색으로 조명이 들어오면서 대형 무드등으로 변신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끔 해 주목받았다. 장생포에서도 분명 이색 명물로 떠오를 것이 틀림없다.


게다가 장생포 거리는 '예술로'로 바뀐다며 자랑하는 모양새다. 서커스와 마술, 마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고래문화마을에서는 1980년대 장생포 풍경을 전문배우들이 직접 재연하는 '장생포1985' 이벤트가 진행되고 지역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고래마켓'과 먹거리장터인 '장생포차'는 남다른 맛으로 방문객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키자니아 in 장생포'와 '반구대놀이터', 중장년층을 위한 '장생포품바' 등 연령대별 다양한 콘텐츠도 마련돼 있다니 복잡한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면서 모처럼 힐링과 자유로움을 만끽하면 좋을 듯하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의미의 축제도 참여자들의 이해도가 떨어지고 편의시설 소홀로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준다면 득보다 실이 더 클 수도 있다. 어느 축제장을 막론하고 먹거리장이나 주차장 주변의 무질서와 바가지 상혼은 관광객들의 짜증을 부채질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음을 수없이 경험했다. 행사 본래의 취지를 깎아 내리는 까닭에 그 후유증과 악영향은 의외로 커질 수 있다. 안 그래도 고래축제가 울산시의 지역 축제 통합·조정 방안에 포함됐다는 뉴스도 봤기에 하는 소리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고래축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춘 훌륭한 축제라고 자부한다. 울산의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는데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남구 관광 상품화 전략의 바탕이 될 수 있는데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남구와 울산의 이미지 구축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따라서 축제의 진정한 주인인 주민들의 참여를 극대화 하고 장생포를 찾는 모든 방문객이 불편함이 없도록 막바지 정성을 다 쏟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는 다 같이 맘껏 즐겨야 한다. 축제의 본질은 결국 한마당 놀이에 있다. 주민들과 어울려, 가족 친구 연인과 손잡고, 그리고 관광객과 함께 장생포 고래와 한판 신명나게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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