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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붓 터치가 특징인 김도희 작가의 작품을 눈앞에서 마주하면 그림에서 힘껏 뿜어내는 섬세한 아름다움에 흠뻑 매료된다. 

전통 동양화의 기법을 따르면서도 주제는 한결같이 '사랑'을 선택해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따라서 주제가 되는 그림의 대상은 늘 한 쌍으로 그려진다. 작품 '공작새의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로 한 쌍의 공작새가 기암절벽에서 정답게 노닐고 있다. 

전통 동양화에 가장 즐겨 그려지는 화조도는 꽃을 배경으로 하여 의좋게 노니는 한 쌍의 새를 표현한 작품으로 주로 물이나 바위와 함께 그려졌으며 병풍으로 제작되어 신혼부부의 방이나 안방의 장식용으로 사용되어졌다. 

김도희作 '공작의 사랑'
김도희作 '공작의 사랑'

작품에서는 한 쌍의 공작이 서로를 편안히 바라보며 꽃과 암석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인간만이 가지는 휴머니티를 동물의 감정으로 이입되어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다. 

우측 아래 핀 꽃은 화중지왕으로 불리는 모란으로 동양에서는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꽃이다. 모란이 지닌 의미와 작품의 주제가 더해져 부귀영화를 누리며 사랑하며 산다는 행복한 삶을 그리고 있다. 

모란 위로 그려진 벚꽃은 봄의 완성을 알리는 꽃으로 공작의 사랑을 더욱 따스하고 풍요롭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본 작품에서 구불거리는 형상의 기암절벽과 시원스레 흐르는 폭포수는 배경으로서 운치를 더해주고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듯한 탁 트인 듯한 상쾌함을 선사한다.

공필화에 가까운 섬세한 표현은 작가로서 정성과 노력을 힘이 닿는 한 작품에 쏟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림기법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그라데이션 작업을 하고 이 작업을 통해서 동양화로서 나타낼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사실성을 자아내고 있다.  공필화란 중국 북송시대 전업화가들이 그리던 기법으로 매우 섬세하고 장식적인 멋을 표현하는 그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초 공필화가 유입되어 조선 초·중기 화단의 주류를 이루었다.

김도희 작가의 작업은 동양화로서의 전통성과 이미지를 따르지만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연구하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구도를 바꾸어 가며 수차례 조형적 아름다움을 탐색한 후 비로소 그림의 틀을 잡아간다고 한다. 작품의 이미지가 구상되면 일반적인 방법인 선을 그리고 채색을 하는 순서와는 반대로 채색을 먼저 한 후 선을 그리는 방식을 택한다. 

이 같은 방법을 전통 재료인 분채와 안료가 먹으로 그린 선을 덮게 되면 그림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선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방법을 택한 것인데 그로 인해 작품은 더욱 기운생동 한다.

김도희 작가는 대한민국예술인 미술대전에서 대구시장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현재는 한국예술민간외교사절단 대구지역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한국의 문화와 예술이 널리 알려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녀의 바람처럼 섬세하고 한국적인 정서와 더불어 행복한 희망을 꿈꾸는 아름다운 사랑이 더 먼 곳을 향해 드넓게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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