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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시작된 울산주력산업 부진이 일자리 증발 사태로 이어지면서 지역의 고용지표가 바닥까지 추락하고 있다. 청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빠져나가면서 생산가능한 경제활동인구가 급감하고, 남은 자리에는 고령층의 임시·일용직이 늘어나면서 고용의질이 저하되고 고용안정성도 붕괴되고 있다. 고용시장 악화는 결국 경기불황에서 비롯된 만큼, 고용지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력산업과 연계한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정주여건을 개선해 인구유출을 막는 절차가 선행돼야한다는 진단이다.

# 3년간 인구 순유출 80% 40대 이하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6일 울산지역 고용 동향 및 주요특징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보고서에서 울산은 지난 2015년 이후 주력산업의 부진에 따른 지역경기침체 장기화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를 보면 울산지역 생산가능인구(현역 군인과 형이 확정된 교도소 수감자 등을 제외한 15세 이상 인구)는 2016년 97만7,000명에서 올해 4월 96만8,000명으로 9,000명(0.9%) 감소했다.
 또 경제활동인구(생산가능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거나 구직 활동 중인 사람)도 2017년 6월 61만2,000명에서 올해 4월 60만명으로 1만2,000명(1.96%) 줄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 참가율(생산가능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4월 기준 62%로, 전국 평균(63.6%)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업 구조조정 등 제조업 부진 여파로 인구 순 유출이 발생한 데다, 자연적인 인구 증가세도 둔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출생자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가는 2012년 7,593명, 2015년 6,817명, 2018년 2,800명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 주력산업 부진 따른 고용위기
고용 관련 지표도 덩달아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1월보다 2만8,100명이 감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7월(1만6,600명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고용률(생산가능인구에서 취업자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59%대에서 최근 58%대로 하락했다. 실업률은 2013년 2.1%에서 올해 4월 5.2%로 높아졌다.


 특히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취업자수(고용보험 피보험자 기준)는 구조조정 업종인 조선업을 중심으로 대부분 업종에서 감소했다.
 조선은 2015년 감소세로 전환해 6,000명이 줄어들었고, 2017년에는 1만6,000명이 급감하며 바닥을 찍었다. 인력 조정이 상당 수준 진행되면서 2017년 하반기 부터는 감소세가 완화됐지만 2018년에도 6,400명이 줄었고 올해도 이미 1,600명이 감소했다.


 자동차는 조선 보다 빠른 2014년(-600명)부터 취업자수가 줄고 있다. 2015년 -100명, 2016년 -400명, 2017년 -100명, 2018년 -100명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석유화학도 마찬가지다. 2017년 100명, 2018년 300명이 각각 감소했고, 올해도 현재까지 600명이 줄었다. 취업자 감소폭만 보면 타 산업군보다 적지만 장치산업 특성상 고용인력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놓고 볼 때 이 역시 적은 인원이 아니다.

# 50대 이상 취업자 증가 고용질 악화
고용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
 허리층인 40대 이하 취업자수는 감소한 반면 고령층으로 분류되는 50대 이상 취업자수는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상반기 대비한 2018년 하반기 40대 이하 취업자수는 15세~29세 -4,100명, 30~39세 -3,200명, 40~49세 -1만300명으로 전연령대에서 감소했다.


 반면 50~59세 +1만3,700명, 60세 이상 +4만4,000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40대 이하 취업자수 감소는 인구 유출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실제 최근 3년간 인구 순유출 3만 2,000명중 2만6,000명(80%)이 40대 이하에서 발생했다.
 고용의 안정성도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울산의 비정규직 임금근로자 비중은  31.9%로 전국 평균 33.0%에 비해 낮고, 월평균 임금은 300.6만원으로 전국에서 세종(301.5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비정규직 및 임시·일용직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고용안정성이 심각하게 약화되고 있다. 

   이 바람에 최근 5년간 월평균 임금 증가율이 15.0%에 머물렀다. 이는 전국에서 강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특히 서비스업은 전국보다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고 월평균 임금이 낮은 상황이다. 

# 핵심 노동층 유출 방지 대책 시급
보고서는 주력 제조업과 연계한 신성장동력 육성, 강소기업 육성과 대학·연구기관 기술을 활용한 기술창업 지원, 전문성과 생산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등을 제안했다.
최근 고용의 양적 위축, 질적 저하는 주로 제조업 부진에 따른 것으로 기존 주력 제조업과 연계한 신성장동력 육성, 미래 성장 전략 산업 발굴 등을 통해 이를 적극 개선해야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조선·석유화학과 연계한 수소산업 육성, 미래형 자동차 시스템 개발 등으로 신규 일자리 창출하고 대학과 연구기관 보유 선진 기술을 활용한 기술창업을 지원하는 등 신산업을 발굴해야한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미진한 수준을 보이는 여성 고용을 확대해 노동공급 부족 현상을 완화하고, 지역 사회안전망과 문화·교육 기반 확충을 통한 정주 여건 개선으로 핵심 노동 연령층 유출을 방지하고 인구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관계자는 "2015년 이후 울산지역은 주력산업 부진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 장기화로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여건이 악화하고 이는데, 이는 소득기반 약화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 투자 위축, 주택거래 감소 등으로 이어져 지역사회의 경제적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여기다 인구고령화, 인구유출 등 노동공급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인한 성장잠재력이 저하될 우려도 높은 상황인 만큼,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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