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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원의 이른바 '카페 갑질' 의혹 규명이 피해자의 고소로 경찰의 손으로 넘어간 가운데 카페 장애인근로지원인이자 고소인인 정모씨는 9일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글을 통해 "부도덕한 의원들과 권력에 머리를 조아리는 공무원, 장애인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집단 갑질과 민낯을 보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무마·축소 급급…인권무시 방관"
직권남용 등 고소 조치 배경 설명
지방청 이첩…고소인 정밀 조사


정씨는 이날 지역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낸 '시의원 갑질 사건을 무마 축소하려 했던 사람들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최초 이시우 시의원에게 사과 요구를 했던 갑질 피해자는 바로 저"라면서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정씨는 이어 "이번 갑질의 사실상 피해자는 저를 포함해 3명이다"면서 "현장에 함께 있던 장애인 근로자는 기분이 나쁘다고 했고, 저 또한 불쾌하고 수치스럽다고 분명히 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 중 불쾌하거나 수치스럽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 카페 매니저의 말과는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다.

정씨는 입장문에서 지난달 30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카페 매니저의 해명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감정을 묵인한 매니저의 단독 기자회견이 있던 날 저는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며 "카페 직원의 인권을 지켜줘야 할 매니저가 시의원, 공무원 등의 회유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얽히고설킨 이유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기에 이보다 더 심한 갑질이 있더라도 매니저의 보호는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면서 "매니저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아이들(장애인)의 직장을 (유지하기) 위해 장애인 인권문제로까지 확대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지만, 오히려 장애인의 취업난을 내세워 인권을 무시하는 직장을 모른 척 방관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매니저 기자회견의 배후로 지목한 간부 공무원에 대해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매니저는 기자회견에서 공무원이 적어준 데로 말했다고 한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공무원은 사건 덮기 기자회견이나 시키는 분들이냐. 이 부분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일반인보다 더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시의원들과 권력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약자를 외면하는 공무원들, 그리고 자기 밥그릇에 매몰되어 장애인들을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또는 늘 참아야 하는 존재로 만들어 가는 모든 사람들의 집단 갑질과 민낯을 다 보았다"고 싸잡아 비난을 퍼부었다.

정씨는 또 "이런 갑질과 수모를 견뎌가며 열심히 일해서 내는 세금이 나라의 녹봉이 되어 저런 분들의 호주머니를 채운다고 생각하니 허망하기만 하다"고 허탈감을 드러냈다.

그는 "누구 하나 잘못됐다고 하지 않고, 무마와 축소하려고하기에 이시우 시의원을 폭행과 성희롱으로 고소하고, 지위를 이용해 제 지인으로 하여금 압력을 행사하게 한 황세영 시의장과 도를 넘은 기자회견을 강요한 시 복지과장을 직권남용으로 고소했다"고 법적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고소장) 접수 결과 성희롱은 형사 건이 아니기에 추후 민사와 노동청 고발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카페 갑질' 의혹 고소사건은 울산 남부경찰서에서 울산지방경찰청으로 이첩됐으며, 고소인 정씨는 지난 6일 오후 울산경찰청에 출두해 6시간 반 동안 사건의 사실관계와 고소 이유, 판단 배경 등에 대한 총괄적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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