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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옥희 울산교육감이 역점 시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564억원 규모의 교육인프라 확충 사업이 제대로 된 전문가 검증을 거치지 않은 '깜깜이 사업'이라는 지적이 시의회에서 나왔다. 울산시의회 천기옥 교육위원장(자유한국당)은 지난 7일 오전에 열린 제205회 제1차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행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노 교육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미래 교육을 위한 울산교육 랜드마크 건립 계획'에 대해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했다.
 

울산시의회 천기옥 의원이 7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05회 울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미래형 울산교육 랜드마크 건립'에 대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시의회 천기옥 의원이 7일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05회 울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미래형 울산교육 랜드마크 건립'에 대해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유은경기자 usyek@

 

폐교부지와 여유 공간 4곳을 활용한 울산교육 랜드마크 건립 계획에는 △옛 강동초 부지 미래교육센터 신축 400여억 원 △약수초 별관 수학문화관 조성 57억4,000만원 △옛 길천초 부지 꿈자람놀이터 확대 조성 87억 원 △옛 궁근정초 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 조성 20억 원을 포함하고 있으며, 4개 사업에 총 564억 원이 투입된다.

천 위원장은 이들 사업에 대해 "매래 교육에 대한 투자에는 공감하지만, 564억 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떠한 소통 과정을 거쳐 이런 정책을 발표했는지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천 위원장은 "학생 교육과 직결되는 사업인 만큼 시작 단계에서 학부모, 전문가 집단, 시의원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돼야 하는데 미래교육센터, 수학문화관, 꿈자람놀이터, 마을교육공동체거점센터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저를 비롯한 시의원들조차도 알지 못한다"고 의아해 했다.

그는 이어 "보통 신규 사업을 기획하면 최초 계획 단계에서 최종 예산 확보까지 시의회에 사전보고와 협의를 거치고, 관련 계획과 예산안들이 의결되면 진행됐다"면서 "그런데 이번 사업들은 시의원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추진하겠다는 발표가 언론을 통해 먼저 나왔다"고 질책했다.

그는 이러한 교육청의 자세에 대해 "시의원들은 564억 원의 예산만 승인하란 식의 교육청의 태도는 시의회 존재의 이유인 감시와 견제 기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또 "지금 교육현장에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즐비한데 564억 원이 넘는 예산을 이들 4개 기관을 설립하는데 우선 사용하겠다는 교육감의 발표에 울산교육의 앞날을 걱정하는 일부 교사, 시민, 학부모 등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불통을 꼬집었다.

그는 특히 "미래교육센터 등 4개 시설은 유·초·중학생들에게 필요한 시설일지 모르나, 정작 진로와 진학을 결정해야 하는 고등학생들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시설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미래형 울산교육 랜드마크 건립으로 울산지역 모든 학생들이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는 장기적 안목으로 사업을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반대의 사례로 "경남교육청의 경우 지난 4월 미래교육체험관 설립을 위해 교육청과 지역 국회의원, 학계전문가, 현장 교원 등과 상호 유기적인 협의·소통을 위해 공개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전문가 집단의 목소리를 들으며 전국 최초의 미래교육테마파크 설립을 위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울산교육청도 4개 기관 설립에 경남미래교육체험관 설립 과정에서 보듯이 시의회, 국회의원, 인근 대학, 지자체 등과 지속적인 협의와 소통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면서 "특히 미래교육센터는 전국에 유사기관이 없는 최초의 사례인 만큼 각 분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들의 검토과정이 충분히 더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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