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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과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자금조달 압박을 견디지 못한 주택 소유주들이 늘어나면서 울산의 경매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매매가와 전세가가 하락에 타격을 입은 갭투자자들의 물건이 경매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주거시설의 경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이 10일 발표한 '2019년 5월 경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에서 진행된 법원경매 건수는 264건으로 전달(204건)보다 60건(22.7%)이나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이 1만 1,327건에서 1만 1,136건으로 191건 감소하며 1.7%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울산은 전체 경매 건수 가운데 65건이 낙찰돼 24.62%의 낙찰율을 보였다. 또 평균 3.66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67.30%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거시설의 경매 진행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주거시설은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다. 울산의 지난달 주거시설 경매는 모두 179건이 진행됐고 이 중 45건이 낙찰돼 77.37%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149건이 진행돼 47건이 낙찰됐고, 72.03%의 낙찰가율을 보였던 전달보다 크게 상승했다. 

이는 주택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역전세난 등이 현실화되고있는 데다, 대출 규제가 강화로 자금 조달 압박을 느끼는 부동산 소유주들이 늘어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됐다. 또 물건이 경매에 나올 경우 6개월~1년이 소요되는 점에 비춰 볼 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늘어난 물건이 지난달부터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울산 지역 5월 경쟁률 1~3위는 모두 아파트가 차지했다. 

1위는 남구 야음동의 신정현대홈타운 아파트로 무려 28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80% 수준에서 낙찰됐다. 2위는 울주군 범서읍 구영지구푸르지오 1차 아파트로 23명이 입찰에 참여했으며, 3위는 남구 달동의 삼성아파트로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 3위는 각각 감정가의 77%, 74% 수준에서 낙찰됐다. 

이밖에 4월 낙찰가율이 160%(26건 중 7건 낙찰)를 기록하며 수직상승했던 토지 경매시장은 39건 중 12건이 낙찰됐고, 낙찰가율이 54.3%까지 주저앉으며 1/3로 쪼그라들었다. 업무상업 시설도 40건 중 7건이 낙찰됐고 낙찰가율이 54.92%에 머물며 4월 61.85%(29건 중 6건 낙찰)보다 17.5%p 내려갔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한꺼번에 경매 시장에 쏟아진 물량들이 많다"며 "갭투자자들이 많게는 수십 건씩 한꺼번에 집을 사들인다. 그런데 전세가와 매매가 하락의 영향으로 이들의 물건들이 한 번에 경매 시장에 쏟아진 경우가 다수다. 주거시설 경매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규제 등의 영향과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집 소유자들이 채무를 갚지 못해 나온 물건들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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