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지원금, 불합리 요소 있다면 바꿔야
원전지원금, 불합리 요소 있다면 바꿔야
  • 울산신문
  • 승인 2019.06.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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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원전 지원금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울산 중구를 중심으로 전국 12개 지방자치단체가 본격적인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이들 지자체는 방사능방재법 개정 이후 각 지자체들의 원전 관련 업무 부담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지원금 관련 제도는 제자리에 머물러있는 불합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한 대정부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울산 중구가 문제를 제기하자 비슷한 처지에 놓인 전국의 지자체들이 힘을 보태오면서 관련 사안이 전국적인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데, 지자체들이 제도 신설 및 개선을 직접적으로 요구할 경우 정부차원에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울산 중구는 이번 주 초 '제1차 전국 원전 인근 지역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울산 중구와 남·동·북구 등 4곳을 포함해 전국 12개 지자체의 원전 정책 전담 부서장과 팀장, 담당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회의가 원전지원금 문제의 조정을 위한 본격 신호탄인 셈이다. 앞서 중구는 울산 외에 원전 영향권에 들어가 있음에도 원전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전국 11개 지자체에 '원전 관련 불합리한 제도 및 규제개혁에 대한 공동대응' 동참 의향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경남 양산시와 전북 고창군을 시작으로 부산 해운대구와 금정구, 경북 봉화군, 강원 삼척시, 전남 무안군, 전북 부안군 등 모두 8곳에서 동참 의사를 밝혀왔다.

실무진들은 이날 회의에서 각 지자체가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포함되면서 원전 소재 지자체와 동일한 방사능방재 업무를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아 원전 지원금을 지원받지 못하는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원전 관련 재정 지원에 관한 규제를 조속히 개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원전 사업은 국가가 추진하는 만큼, 원전교부세 신설이나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한수원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예산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향후 정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원전 정책과 입법 등에 대해선 반드시 원전 인근 지역 지자체들의 의견을 적절히 수렴해야 한다는 데에 중지를 모았다. 협의회는 이후 공동요구안을 바탕으로 각 지방의회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사회단체 등의 도움을 얻어 본격적으로 원전 관련법 개선 운동을 벌일 방침이다.

앞서 중구는 지난 2014년 방사능방재법이 개정되면서 울산 지역 전체가 원전 영향권에 들어가 5개 구·군이 모두 원전 관련 임무를 소화하고 있음에도, 원전지원금은 원전소재지인 울주군에만 지급되는 불합리한 실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남·동·북구가 동참해 관련 법 개정을 위한 활동을 벌이기로 하고, 이를 전국적인 사안으로 확대시키고자 비슷한 처지에 놓인 타 도시 지자체의 동참을 유도했다. 최근에는 방사선비상계획구역으로 추가된 지자체에 원전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지방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국회 발의되는 등 관련 사안이 전국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부산보다 원전의 위험성이 큰 지역이다. 아래에 고리원전이 위치해 있고 위로는 월성원전이 버티고 있는 곳이다. 한 환경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월성·고리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근 지역에서 최대 72만여 명의 사망자와 최대 1,019조 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물론 가정이긴 하지만 원전 피해가 예상보다 광범위한 것이어서 울산 시민들에게는 많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원전의 안정성을 문제 삼아 지원금을 더 받아내자는 의미가 아니라 안전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에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움직임에 대해 울산 중구 관계자는 "울산을 비롯한 원전 인근 지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국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헌법상 권리인 '환경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해왔다"며 "여기에 비상계획구역의 확대로 원전 관련 의무까지 늘어난 만큼, 지원금 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 지자체들이 힘을 합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 북구지역 주민들이 경주 시민들보다 월성원자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일이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이 밝힌 이 자료는 울산시민 뇨시료 삼중수소 분석결과를 토대로 나온 점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수치로 입증됐지만 울산의 경우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전 지원금이나 여러 가지 보상적 지원은 당연한 조치다. 금전적 지원 이외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전의 안정적인 운용이다. 거대한 원전 두 곳의 샌드위치에 놓여 있는 울산은 실질적으로 피해의식만 있지 대책이 없는 지역이었다. 원전이 안전한 에너지 공급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원전지원금을 보다 현실적으로 분배하고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그동안 원전문제에 기꺼이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울산시민들에 대한 배려차원에서라도 이번에는 정부가 문제를 풀어가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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