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철회되어야 한다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철회되어야 한다
  • 울산신문
  • 승인 2019.06.1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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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동구지방분권포럼 대표

지난 4년간 3만명의 노동자가 현장을 떠난 험난한 구조조정의 어려움 속을 헤쳐 나온 동구 주민과 노동자들에게 최근 조선경기의 회복이라는 희망의 끈을 부여잡고 한숨 돌리기도 전에 '물적분할'이라는 청천벽력이 동구를 덮치고 있다. 50여년 전 조상대대로의 옥답과 천혜의 자연 환경을 희생한 주민들과 수많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 놓은 세계 1등 조선소. 동구지역은 작금의 상황에 형언하기 힘든 엄청난 충격으로 분위기가 흉흉하다.

지난 3년간 지속된 지역경제의 침체가 가중될 위기감에 지역 주민들은 전전긍긍하며 어떻게든 막아달라고 간절하고 요구하며 처절하게 호소했다. 회사 담벼락에는 '현중의 본사는 여전히 울산입니다' 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 있지만 '한국조선해양'으로 이름을 바꾼 존속법인 본사의 서울행은 지역 주민들을 실의에 빠지게 했다. 법인분할을 통해 성남의 R&D센타와 투자사업 부분 중심으로 한국조선해양이 기술 중심회사로 재편되면 현대중공업은 비상장회사로 남게 된다. 이런 식으로 가면 기존 기업이미지의 추락과 단순 하청생산기지로 귀결 될 것으로 예고된다.

또한 자산과 부채의 불균형한 분할의 결과로 향후 재무구조가 악화돼 임금인상의 여력이 없어지고 노동조건, 성과배분 등 분배구조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다. 현중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이익이 존속회사로 쏠리면 하청의 임금체불의 상황에 상시 봉착하는 불안정한 하청 임금지불 구조의 상시화가 될 우려가 크다.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의 경영상황 악화로 상시적 고용불안이 발생할 수 있으며, 물적분할은 대우조선 인수와 연결돼 있는바, 대우조선과 연구개발, 영업, 설계 등이 통합되면 구조조정은 불보듯 뻔하다.

노동자들은 중복업무와 사업을 효율성을 빌미로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지난 3년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사측에 대한 뼈저린 불신은 여전히 자리잡고 있다. 물적분할로 지난 30년간 투쟁과 교섭의 결과로 만들어진 노동자의 권리와 복지가 송두리째 무산될 수도 있다.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도 시간과 장소에 대한 충분한 고지가 없었고, 회사는 주주들에게 변경장소로 이동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지 않았기에 절차상 위법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회사는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는 주주들에게 시간과 장소는 사전에 충분히 고지할 의무가 있는데 지분이 얼마인지, 의결에 영향 정도에 관계없이 모든 주주에게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 또 회사가 소액주주들이 변경된 장소로 이동할 교통편을 제공하지 않고 진행된 주총이기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 먼저 도착해있던 일부 주주들로 변경된 장소 및 시각에서 개최된 주주총회에서는 안건에 대한 논의도 생략한 채 10분도 되지 않아 물적분할을 포함한 모든 안건을 통과시켰다.

대법원은 앞서 지난 2000년 3월18일 국민은행 주총과 2013년 10월29일 씨제이헬로비젼 임시주총의 판례에서 원래 소집 장소에 출석한 주주들에게 변경장소를 상당한 방법으로 알리고, 변경장소로 이동하는데 필요한 조치를 다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위법이라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 이 같은 판례는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석과 의견 표명권을 보장하고 대주주의 다수의 횡포를 막아야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은 지금이라도 물적분할 추진을 중단하고, 아울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조차 보장되지 못한 주주총회는 결코 적법하지 않으며, 위법한 주주총회에서 통과된 안건 역시 유효하지 않다. 회사분할과 같이 법인격 자체를 변경시키는 중대한 안건은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지역주민과 노동자들이 한마음으로 물적분할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진행된 주총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현대중공업은 지금이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지고, 지역경제를 무너뜨리고 노동자생존권 위태롭게 하는 물적분할 추진을 중단하고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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