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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고용지표가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경기 불황 여파로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취업자수가 37개월째 곤두박질을 치고 있고, 취업자로 산정된 일자리 마저 비임금근로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게다가 주택경기가 바닥까지 추락하면서 건설업종에 사상 최악의 일자리 가뭄이 들었고, 도소매업 등 자영업자는 직원을 고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전업종에서 일자리가 증발하면서 울산에서 일자리를 가진 인구의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줄어들고 있다.

# 지역 취업자수 15개월째 감소
12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5월 울산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취업자 수는 5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00명(1.0%) 감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감소세는 지난해 3월(-8,000명)부터 1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취업자 감소 폭은 전국에서 가장 컸다. 17개 시·도 가운데 지난해 동월 대비 취업자가 감소한 지역은 울산을 비롯한 경남, 광주 등 5곳이다. 그 중 울산 만이 1%대의 감소 폭을 보였으며 나머지는 0%대를 기록했다.

# 건설업·도소매업 고용 부진 계속
구조조정 여파로 고용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제조업은 3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고용참사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울산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000명(4.1%) 감소했다. 전월인 4월에 4,000명(1.9%) 줄어든 것보다도 감소 폭이 확대됐다. 이에따라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지난 2016년 5월부터 3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종에서도 갈수록 일자리 증발이 거세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00명(8.7%)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도소매·음식숙박업 종사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여파로 1년 전보다 2,000명(1.3%) 감소했다.
 이밖에 관리자·전문가 3,000명(-3.2%),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 7,000명(-2.9%) 등 전 업종의 고용지표가 하강곡선을 그렸다. 다만 서비스·판매종사자는 6,000명(5.4%) 증가했다.

# 비임금근로자 전년비 6.2%↑
비임금 근로자나 임시직이 늘어나면서 고용의 안정성은 갈수록 부실해지고 있다. 지난달 울산에서는 비임금근로자가 10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6,000명(6.2%) 증가했고, 임금근로자가 47만명으로 1만2,000명(2.5%) 감소했다.


 취업 시간대 별로 봐도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000명(4.2%) 증가한 9만7,000명,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00명(0.5%) 감소한 47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1주간 평균 취업시간은 41.9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시간 줄어들었다.
 이는 짧은 시간만 근무하는 '시간 쪼개기' 근무 형태 등 임시직 근무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비경제활동인구 갈수록 증가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울산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등 인구 유출로 인해 경제활동인구도 줄어들고 있다.
 울산의 지난달 경제활동인구(생산가능인구 중 수입이 있는 일에 종사하거나 구직 활동 중인 사람)는 60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000명(1.2%) 감소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년 전보다 0.3%p 하락한 62.3%로 전국 평균(64.0%)보다 낮게 나타났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만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사람)는 3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00명(0.1%) 증가했다.
 울산시 15세 이상 인구(생산가능인구)도 96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000명(0.7%) 감소했다.

# 고용률도 한 달만에 하락세 전환
상황이 이렇다보니 울산의 고용률은 59.5%로 1년 전보다 0.2%p 줄면서 한 달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전국 고용률이 67.1%로 30년 만(5월 기준)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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