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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동물이 되어보자 찰리포스터 지음·눌와· 336쪽    인간에게 동물은 영원한 동반자이자 탐구 대상이다. 오랜 세월 함께해왔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수의사이자 옥스퍼드대 연구원인 찰스 포스터는 동물의 삶이 궁금해 맨몸으로 자연에 뛰어들었다.


 "동물이 된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알고 싶다"며 직접 오소리, 수달, 사슴, 여우처럼 살아보는 엉뚱한 도전에 나섰다. 이 책은 저자가 낯선 동물의 세상에서 체험한 기록을 담았다.
 오소리처럼 언덕에 굴을 파고 살면서 지렁이를 먹어보고, 수달처럼 한밤중 강에서 헤엄치며 물고기를 잡는다. 우스꽝스러운 시도지만 저자는 나름 진지하다. 그는 동물로 살기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풍부한 과학 지식과 상상력으로 동물 세계의 실체에 접근해간다. 저자가 얻은 깨달음은 다소 철학적이다. 그는 동물 경험을 통해 자연과 함께 하는 법,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더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 가장 보통의 드라마 이한솔 지음·필로소픽·240쪽    드라마를 보면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까지 감지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시청자에게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은 엔딩크레딧에 올라오는 이름으로만 존재한다.
 2016년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한빛 PD의 동생이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인 이한솔은 이 책을 통해 보이지 않는 스태프를 불러낸다.


 저자는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스태프의 제보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24시간을 따라가며 '노예'라 자조하는 방송노동자들의 생활을 그려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태프들은 근로기준법 위반, 인격 모욕, 폭력적인 업무 지시, 갑질과 성희롱에 시달려왔다. 불합리함에 대한 문제 제기는 "원래 이 바닥은 이렇다"는 말로 묵살돼왔다. 저자는 책을 통해 '원래 그랬던 이 바닥'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선 불합리한 관행을 거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과 연대의식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 틀려도 좋다 헤닝 백 지음·RHK·368쪽    하루를 살아가는데도 우리에겐 참 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런데 그 모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기억하고, 정확하게 다 알고 있다면 머릿속은 터질지도 모른다.
 다 기억하지 않고 적당히 잊어버리고 틀리는 것이 우리의 뇌를 보다 더 유연하고 창의적이게 만든다. 또 잊어버리는 것은 뇌의 회로상 당연한 것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어젯밤 누구를 만났는지, 오늘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해도 건망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잊어버리는 것이 최고다. 당신은 지우개 없이는 살 수 없다'라는 철학자 그레고리 베이트슨의 명언을 마음속에 새기자. 우리의 뇌 속에는 지우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틀리고 잊어버리는 것이 좋은 것일까? 책 속에서 저자는 틀리고 잊어버릴수록 더 똑똑해지는 과정을 1장 '망각'에서 14장 '완벽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와 퀴즈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낸다.
 

# 괜찮은 결혼 엘리 J. 핀켈 지음·지식여행·468쪽    한국은 사상 최저 수준의 혼인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OECD 아시아 회원국 중 이혼율은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대다수 젊은이들은 결혼을 자신의 꿈과 이상 실현의 걸림돌이자 짐으로 여기며,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 또한 팽배해 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이를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소위 3포세대의 문제라며 경제적인 프레임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경제적인 프레임 못지않게 중요한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결혼을 다룬 '괜찮은 결혼'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심리학 교수 엘리 J. 핀켈이 쓴 책이다.
 저자는 결혼의 변천사와 성공적인 결혼의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학과 사회학 분야의 수많은 연구와 문헌을 동원해 이 시대 결혼이 당면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해법을 풀어낸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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