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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이 전국 시도지사 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한 바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방선거 1주년을 앞두고 지난달 22~28일 전국 성인 남녀 1만 7,000명을 대상으로 직무 수행 지지도를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송철호 울산시장은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문제는 시장의 지지율보다 시민들의 삶의 질에 대한 여론조사였다. 이번에 리얼미터가 함께 조사한 광역 시·도별 주민생활 만족도에서도 울산은 39.3%로 전국 최하위였다. 한때 울산은 고도성장으로 가는 곳마다 일자리였고 돈벌이가 잘되는 곳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 때문에 사람이 모이는 도시가 됐고 이 바람에 인구는 120만을 찍고 150만을 바라봤다. 도시계획도 150만을 기준으로 세웠다. 

이제 그때 그 시절은 옛이야기가 됐다. 3년 넘게 이어지는 울산의 인구 유출은 인구 규모를 어느새 110만도 위태로운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사람들이 떠나고 실업자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주력산업이 중심을 잃고 첨단산업은 갈 길이 멀다. 울산의 위기는 단순한 한 도시의 위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의 위기다. 그래서 지금의 울산 상황은 대한민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울산의 인구감소 행렬이 3년 5개월째 이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총 전입은 1만 3,338명, 총전출은 1만 4,154명으로 816명이 순유출됐다. 총 전입은 유입된 인구를, 총전출은 빠져나간 인구를 말하며, 순 유출은 지역에 들어온 것보다 나간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순 이동률은 -0.9%로 17개 시·도 가운데 대전(-1.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탈울산 행렬은 2015년 12월(-80명)부터 시작해 2016년, 2017년과 지난해, 올해 4월까지 41개월 연속 순 유출됐다. 타 지역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이동하는 경향이 인구 순 유출로 반영되면서 2015년 12월 이후 한 차례도 순 유입이 없었다. 다만 울산의 순유출 인구 규모는 소폭 축소됐다. 올해 들어 순유출 인구는 1월 1,065명, 2월 1,145명, 3월 1,186명 등 3개월 연속 1,000명 선을 넘어섰다가 4월 들어 1,000명 이하로 떨어졌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는 수치는 바로 출산율이다. 인구 증감의 1차적 지표가 되는 출산율은 올들어 낙폭을 키우며 브레이크 없는 하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지역 출생아 수는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출생아 수는 8만 3,100명으로 지난해보다 7.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세다. 시도별로는 전북이 14.3% 하락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고, 그다음이 울산이었다. 1분기 울산지역 혼인 건수도 1,4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줄었다. 

실업률은 앞이 깜깜한 상황이다. 울산의 실업률은 지난 1월에는 충격적이었다. 당시 조사결과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1999년 1월(5.4%)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에도 별반 나아질 조짐이 없다. 실업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은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잃은 인구의 재취업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울산시는 원로에게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울산시는 민선 7기 1주년을 앞두고 울산지역 여러 분야의 원로 130여 명을 초청해 시정 전반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심완구 울산시 초대 시장을 비롯해 전직 구청장·군수, 전직 구·군 의장 등 여러 분야의 원로들이 초청됐다. 

의견 청취에 앞서 송철호 시장은 "민선7기 1주년을 맞아 각 분야 원로님들을 모시고 고견을 청취하고 배우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그동안 중국의 경쟁력과 성장으로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이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며 "'울산의 미래로 가는 7개의 성장다리'로 모두가 행복한 울산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원로와의 대화시간에서 참석한 원로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면서 송 시장의 시정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는 일은 중요하다. 문제는 여러 가지 의견을 듣고 이를 어떻게 정책으로 옮기느냐에 있다. 

울산이 가진 지금 현재의 문제와 현재의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찾아가는 노력은 민선 시장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번과 같은 여론 수렴의 시간과 실천방안을 찾아가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시민에게 보다 다가가는 정책, 시민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하는 시정이 울산을 활기찬 도시로 만들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무엇인 중한지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정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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