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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21일 북한을 방문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국빈 방문 기간 중 오슬로포럼 기조연설을 한 뒤 가진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에 방한하게 돼 있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게 바람직하다"며 G20 전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당시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방북이 성사될지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 주석의 방북 추진과 관련한 정부의 인지 시점에 대해 "저희가 (북유럽 순방을) 일요일에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온 일정이었다"면서 "그 중간쯤에 결정된 사안들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북한으로부터 시 주석의 방북 사실을 직접 통보받았는지 여부에 관해선 "통보를 받은 것인지, 정황을 포착한 것인지에 대해선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안보와 관련된 사안은 어느 시점에 어떤 루트를 통해서 그 사실을 우리 정부가 파악하고 있었는지까지 구체적인 확인은 어렵다"면서 "중요한 것은 그 사안에 대해 계속 협의해 왔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달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관해선 "정상회담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도 언급했듯 정상회담은 언제든 열릴 수 있다면 좋은 것"이라며 "그래서 늘 준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남북 정상회담 시기)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이 될지, 이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거기에 너무 매달리진 않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결국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것만이 남북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닐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한반도 평화일 것"이라며 "그 길에 있어서 어떤 길로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매순간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G20 전에 남북 정상간 만남은 어려워진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가'라는 거듭된 질문에 "그렇지 않다. 남북 정상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 열리면 당연히 좋은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남북 정상회담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이라고 했다.

회담 성사 자체보다는 궁극적인 목표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남북 정상회담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후에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서울=조원호 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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