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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자유한국당의 의총 추인 거부로 국회 정상화 합의가 '2시간짜리 해프닝'으로 귀결되면서 여야 4당은 25일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며 일제히 한국당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여야의 강경 기조가 커지면서 정치권은 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뒤집기 행태'에 대해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의 길, 패망의 길을 택했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타협과 절충을 외면하고 의회주의를 송두리째 부정했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3당 원내대표의 합의 그대로 본회의를 넘어서 그 이상의 상상력을 통해 국회 의사일정을 탄탄히 운영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간이 지나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며 한국당의 조건 없는 복귀를 촉구했다.

중재를 자임해온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중재 내용이 사라진 이상 바른미래당의 중재자 역할도 여기서 마감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율 역할을 중단할 뜻을 내비쳤다.
오 원내대표는 "한 달 넘는 협상을 통해 만들어진 합의문이 거부당한 이상 여기서 새롭게 협상할 내용이 더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원내대표간 합의를 부결시킨 이상 국회파행의 책임은 온전히 한국당이 져야할 몫이 됐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국회 복귀를 하든 말든 국회법에 명시된대로 흔들림 없이 국회 의사일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개특위, 사개특위의 연장 방안을 논의하고, 상임위원회를 가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없어도 국회가 운영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이 국회를 정상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평화당 장정숙 원내대변인은  "국정 농단도 모자라 국회 농단까지 하려는 한국당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잡지 않고 여론 추이를 살피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에는 '넓은 마음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은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재협상하지 않으면 국회를 열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가장 중요한 선거법과 공수처법에 대한 민주당의 한발 더 진전된 제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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