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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29~30일)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간인 24일 미 고위 당국자가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한 만남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중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 일정의 세부사항으로 들어가지 않겠다. 질문에 관해 확인해줄 것이 없다"면서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며 "물론 (양 정상이) 북한에 대해서, 한미동맹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고 이틀간 다뤄야 할 분야가 많다"고 밝혀 한미 정상이 지난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점을 시사했다.

이에따라 29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한 후 DMZ를 전격 방문하고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귀국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전날(24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연설 여부도 주목된다. DMZ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유화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 하노이 노딜 이후 오랜 교착상태에 있던 북미관계가 급속도로 풀리는 전기가 될 수 있다.
오는 27일 방한하는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의 일정과 동선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비건 대표의 방한 일정을 27~30일로 공식 확인했다. 비건 대표의 전체적인 방한 일정은 향후 북미 대화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공산이 크다. 북미 정상의 DMZ 깜짝회동이 무산되더라도 판문점 실무접촉이 성사된다면 비핵화 협상 재개의 본격 신호탄으로 평가될 수 있다.

비건 대표는 우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합류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은 비건 대표의 DMZ 방문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사전 점검하는 차원이지만 DMZ 내 판문점에서 북측과 실무협상을 진행할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일각에선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깜짝 만남을 추진하지 않는 대신 비건 대표의 실무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지난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첫 방한을 했을 때는 재계 인사들이 각 분야 인사들과 함께 국빈만찬에 참석했으나 이번에는 경제인들과 별도 일정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국빈방문 당시 도착 당일인 25일 일본 주요 기업인들과의 만찬으로 첫 일정을 갖고 공정한 무역과 대미투자를 압박한 바 있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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