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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숲 학교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22일 서울 교대에서 열렸다. '지속가능 발전 교육, 유아 숲 교육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독일·미국·일본·한국 숲 교육 전문가 5명이 참여해 특강과 함께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금 세계는 숲을 어떻게 유아교육과 접목하고 또 '자연체험'이 아이들의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 참석한 보람이 컸다. 게다가 이번 심포지엄은 처음으로 구의원 자격으로 참석해 의미가 더 남달랐다. 우리 울산 남구의회의 위상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심포지엄의 가치는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바른 인성이 개발된다', '관찰력과 주의집중력이 좋아진다',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이 발달한다', '아름다운 감성과 영성이 개발된다',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등 7개 소제목에 모두 담겼다고 본다. 그중에서 미국 Jean Lomino 교수와 독일 Michael Kalff 박사의 강의는 울림이 있었다. 강의 중간중간 참가자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자연체험은 아이들의 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지난 15년간 발표된 115가지 연구 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설명은 매우 인상 깊었다. 첫 번째 정서적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며 행복감, 자기존재감, 자기 능력 및 사실 능력을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사회적 발달로 사회능력 향상과 놀이를 다양하고 심화된 창의성을 이끄는 데 영향을 준다고 했다. 세 번째 신체적 발달로는 건강과 움직임을 강화하며 마지막으로 환경교육에는 자연과의 연계감, 환경지식, 환경의식과 행동이 강화되고 환경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루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자로 하여금 교육에 대한 새로운 결심을 하게 만드는 내용들이었다.

'미디어 사용의 위험성'을 강조한 부분도 꽤 고무적이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와 닿는 느낌은 달랐다. TV와 비디오 게임의 폭력적 장면은 공격적 행동을 유발하고 감성적이고 사회적이고 지적인 능력을 약화시키며 미디어 사용량이 많을수록 인지발달과 학습효과는 줄어들게 마련이다. 또한 생명에 대한 존경과 관심, 정의·공정·연대의식, 정직과 진실, 남성과 여성의 공존, 삶의 기쁨, 개성의 발달, 자유 안에서의 주체성 등 글로벌 가치의 7가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스로 대접받고 싶으면 그대로 다른 사람을 대하라'는 황금 규칙을 설명할 때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결론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곰이 민가로 나와 먹이를 찾는 이변이 나타나고 큰 물고기의 창자 속에서 인간이 버린 쓰레기, 플라스틱, 비닐 등이 그대로 나오듯 지구를 병들게 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것이다. '환경지킴이로 이끄는 행동'은 결코 지식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이다. 유아기 때부터 숲과 자연체험을 통해 자연의 감수성을 발달시켜야 가능하다. 따라서 숲 교육을 통해 자연의 소중함과 생명체의 존중을 배우고 호기심, 감사함, 문제해결능력을 한층 더 발달시켜 자연과 하나 됨이 해결책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연을 통해 탐구심, 호기심, 경외심, 일체감을 발달시켜 마음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환경지킴이로 성장해야 마땅하다 하겠다.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특히 자연에서 머무를수록 의식이 강화되며 아이들은 자연을 보호하는 결정을 감정적으로 하는 탓에 가치관이나 지식보다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쉽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한 마을이 나서야 된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동네 놀이터나 숲 터는 지속 가능한 도시 공동체 건설의 하나이다. 유아, 부모, 조부모 3세대가 함께 우리 전통과 문화를 교류하는 도시 숲 공동체를 만들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부처님은 '미움은 미움으로 절대 이겨내지 못하고 그저 사랑으로만 사라지게 된다. 이것이 영원한 원칙이다'고 했다. 교육자 페스탈로치는 '가슴으로 하는 교육, 사랑은 사랑으로 깨어난다. 손으로 하는 교육, 사랑을 연습한다. 머리로 하는 교육, 사랑에 대해 성찰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우리는 늘 책상 앞에 앉아 시험을 보고 그 점수로 평가받는 그런 고정관념의 교육환경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숲 학교'는 아이들이 단순히 학교 안에서 머리로 이해하는 지식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지성과 감성, 그리고 인성을 모두 갖춘 전인적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자연 그대로의 숨결을 느끼고 그 안에서 스스로 깨우치고 나아가 이런 깨달음을 창의적인 사고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지속 발전 가능한 교육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온몸으로 자연을 체험하는 것 자체가 교육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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