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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제총선을 10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공천 칼자루를 쥐게 됐다. 박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존재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이긴 하지만 그만큼 '칼을 쥔 대가' 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박 의원이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당의 살림을 책임지면서, 총선 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의 당연직으로 포함되는 만큼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지만, 본연의 지역구를 챙기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사무총장으로 최종 낙점하기까지 난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애초 3선의 이진복(부산 동래) 비박계 의원을 물망에 올려뒀지만, 친박계가 반발하면서 무산 됐고, 친박 중에서도 계파색이 옅은 3선의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을 지목했지만, 총선을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에 소홀할 것을 우려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선교 사무총장 임명 당시에도 박 의원을 후보군에 올려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선 총선이 다가올 때마다 '사무총장의 저주'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회자된다.


역대 총선을 앞둔 시기에 이 자리를 맡았던 인물들이 공천을 받았지만, 죄다 낙선했기 때문이다. 18대 총선에서 당시 사무총장이던 이방호 전 의원은 지역민심에 밀리면서, 강기갑 후보에 178표차로 낙선하며 중앙 정치무대에 재기하지 못했다. 4년 뒤 권영세 당시 사무총장도 비슷한 상황에 빠져 여의도로 돌아오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의 '옥새파동'이 벌어졌던, 20대 총선에서는 황진하 사무총장 외 친여 성향 류화선 후보 등장으로 표가 분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지역에서 처음으로 당선됐다. 류 후보의 등장 배경에는 황 총장의 '셀프 공천' 과정에 비롯됐다. 이처럼 사무총장이 거대 정당 살림을 맡는다는 의미에서 중책이지만, 지역구 관리가 어렵고, 공천 시기에는 공천 탈락 인사들에게 원망을 많이 받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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