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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철학자들 중심으로 삶, 행복, 사랑 등의 중요성을 선제적으로 외쳤다면, 3차 산업혁명 이후 노동, 스트레스에 지친 개인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일반인들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이를 반증하듯 대표적으로 수년 전부터 욜로, 워라밸, 스라밸, 바브밸 등 다양한 용어가 생겨났으며, 이는 개인화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신조어가 되었다. 

신조어들을 살펴보면 우선 욜로는 인생의 한번뿐이니 후회 없이 즐기자를 뜻하는 YOLO(You Only Live Once)라는 영어 문장의 각 단어 앞 글자이며,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다. 또한 스라밸은 공부와 삶의 균형을 뜻하는 스터디 앤 라이프 밸런스(Study and Life Balance)의 줄임말이며, 바브밸은 몸과 뇌의 균형을 뜻하는 바디 앤 브레인 밸런스(Body and Brain Balance)의 줄임말이다.

어찌 보면 이러한 신조어들이 재미있으면서도 나도 저렇게 개인의 삶을 중요시하면서 멋지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저렇게 삶의 중요성을 외쳐주는 글귀에 대리만족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위축되는 느낌 드는 것도 사실이다. 노동, 희생 등에 사로잡혀 있던 모습 속에 개인의 중요성을 외치며 누군가 의해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의 삶이 성숙하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무조건적인 일방적 통행이 아닌 삶, 노동, 건강 등의 밸런스 중요성이 대두가 되었으며, 한번 즈음 되돌아보면서 준비하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저자가 이러한 용어들을 언급한 이유는 4차 산업혁명의 청사진을 바라보는 우리 입장에서 몇 년 동안 급변하는 기술과 혁신에 대해 발 빠르게 달려오지 않았나 싶어서이다. 기술로 통한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면서 현실로는 불가능할지언정 수 년 내에는 가능할 것이라는 단정을 짓고 있지는 않은가? 또한 기업들의 신중한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통해 늦어지는 상용화가 오히려 기술혁신 속도에 브레이크라고 단정짓고 있지 않은가?라는 무조건 빨리 가야 한다는 혼자만의 그릇된 생각에 빠져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위에서 언급한 신조어들이 우리가 대응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한 단어들이 아닐까 본다. 기술과 기업, 산업 생태계 등 균형 있게 가야 하는 마당에 오히려 재촉하고 밀어내는 모습이 체계적인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행동이 아닐까 본다.

산업에 있어서 신제품이 나오기까지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이 잘 갖추어져야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또한 전방/후방산업 생태계가 잘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평준화 되어야 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예로 들어보면 앱중심의 콘텐츠, 아이디어, SW개발 등의 전방산업중심의 산업생태계가 잘 발전되어 있는 가운데 만약 LCD, 네트워크, 메모리 등의 후방산업 기술력이 확보가 안 되었다면 스마트폰은 그냥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미래 이상일 뿐이였을 것이다. 이렇게 산업과 기술은 동등하게 균형을 맞추어 발전해야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가 있다. 

기술과 맞지 않는 산업생태계 조성을 하고자 국가나 정부에서 깊이 개입한다면 오히려 시간, 인력, 재원 등의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미래에 대한 대비를 하기 위해 현실적인 투자로 바라본다면 더할 나위는 없지만 과도한 경쟁과 욕심으로 빚어지는 추진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해 달려온 우리에게 되돌아봐야 할 것은 산업과 기술의 균형이 필요하다. 이것은 둘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거나 한쪽으로 치우쳐져 욕심이 과해질 경우 Interval(중간 휴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을 위해 무조건 달려온 우리에게 과도한 인터벌(Interval)이 생기기 전에 '인테벨'이 필요하다. 인테벨은 산업과 기술의 균형을 뜻하는 인더스트리 앤 테크놀로지 밸런스(Industry and Technology Balance) 줄임말이다. 인테벨은 다시 한번 짚어가는 우리에게 채찍이자 미래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당근으로 다가올 좋은 처방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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