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동체 결속력 회복 기대한다
지역공동체 결속력 회복 기대한다
  • 울산신문
  • 승인 2019.07.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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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헌 신정1동 주민자치위원장

레드우드 국립공원(Redwood National Park)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지대에 있다. 91곒를 넘는 세계에서 제일 큰 키의 나무 레드우드(미국 삼나무)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나무들이 아주 높아서 꼭대기는 보이지도 않고, 나무 중간쯤에 감도는 안개와 간혹 비치는 푸른 하늘만 보일 뿐이다. 현재 이 국립공원 안에서 제일 키가 큰 나무는 112곒가 넘고, 어떤 나무는 차가 관통하여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진을 보면 삼나무들의 부피와 크기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주목한 것은 이런 거대한 규모와 높이뿐만 아니라 그 국립공원의 지반이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 키 큰 삼나무들이 뿌리를 지하 50㎝ 정도 밖에 내릴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이 삼나무들이 100곒 내외로 높이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이웃한 나무들끼리 그 뿌리가 치밀하게 얽혀 단단한 기초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그 덕분에 해풍 등 외부의 요인과 자체적인 높이에도 넘어지지 않고 스스로를 지탱하면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식물 세계에서도 이웃과의 공동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최근 각종 인구통계를 보면 공동체의 가장 기본인 인구추이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울산은 2015년 11월의 120만640명을 정점으로 2018년 말에는 115만6,000명까지 줄어들었다. 또한 2017년 통계를 보면 10만 명 당 자살률은 22.3명으로 특·광역시 중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첫 번째인 부산의 22.4명 보다는 낮지만 그다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지난해 울산의 출생아 수는 8,200명으로 전년 보다 1,200명이 줄었고,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은 1.13명으로 전년보다 10.2%나 줄었다.


이는 17개 시·도 중 대전 다음으로 높은 하락 폭이었고, 인구 1,000명 당 출생아 수는 7.1명으로 전년 대비 12.3% 줄었다. 이것 역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하락 폭이었다. 필자가 사는 신정1동 인구도 2015년(1만9,831명)에 비해 2018년(1만9,235명)에 3% 감소했으며, 출생신고 건수는 2015년(128건)에 비해 2018년(75건)에는 41%나 감소해 신생아가 심각한 비율로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2015년 7월 3일에 주민자치위원회라는 봉사의 자리에 서서 행정기관과 주민들 모두와 함께 활동하여 온 것을 정말 감사하고 보람되게 생각하고 있다. 


4년간의 위원과 2년간의 위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 은월문화제, 자매결연 도농교류, 동민체육대회, 동대항 축구대회, 해피데이, 구민 체육대회, 탁구대회, 도시재생 대학, 베스트행정 서비스의 날, 고래축제 명물내기, 아이스 버킷, 불우이웃 돕기, 동네의 각종 화합과 격려의 공동체 행사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참여하면서 많은 성과를 냈다는 자부심도 크다. 하지만 이제 임기를 마치면서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다음 세대인 신생아와 인구의 감소 문제를 정부의 몫으로만 생각하고 주민자치 차원에서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신정1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아기의 출생을 축하할 수 있도록 신정1동 행정복지센터와 협조하여 출생신고 기념 포토 존을 운영하고 기념앨범을 제공하기로 했다.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단순 행정인 아기 출생신고 행위를 아기 출생과 부모 됨을 동민이 함께 축하하는 작은 동네 축하 이벤트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포토 존 운영과 함께 부모가 직접 작성한 출생신고서의 복사본, 아기가 등재된 새로운 주민등록표 등본, 출생증명서, 아기 출생등록증을 담은 출생신고 기념 앨범은 시간이 지나도 소중한 추억으로 두고두고 간직될 또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런 작은 이벤트가 확산되면 아기 출생을 다함께 축하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이웃이라는 공동체가 조금 더 결속하는 동기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울산이 2015년 12월부터 43개월째 순유출 중이라는 기사를 많이 접하고 있다. 사실 울산이 광역시가 될 때 인구가 101만3,070명이었고 그때 보다는 지금의 인구가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가 너무 자극적인 통계에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울산은 조국 산업화의 주역이었고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광역시 승격과 KTX울산역 유치, 국립대 유치, 월드컵 유치를 이루어 냈다.


1998년 현대자동차 구조조정, 2001년 화섬3사 전면파업, 2018년 조선업 불황 등 3대 주력산업의 위기가 있었지만 힘을 모아 극복해 오고 있듯이 행정기관에서 하는 인구증가 시책에 풀뿌리 민주주의 조직인 주민자치위원회가 힘을 보태면 4차 산업 시대를 선도하고 인구 문제도 해결할 역량이 울산에 충분히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