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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정원 지정과 관련한 좋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은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이 산림청 자문위원회를 통과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산림청 정원정책자문위원회는 최근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과 관련한 현장실사를 진행했으며, 빠르면 이번 주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지난 4일 오후 늦게 산림청 등에 확인해 봤는데, 자문위에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120만 울산시민들의 염원과 울산 정치권과 울산시 관계자들의 모든 노력이 더한 결과이며, 향후 울산시에서 차질없이 진행하는 역할을 다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말대로 이번 주 중으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이 실현된다면 울산으로서는 광역시 승격 이후 최대의 낭보를 얻는 셈이다. 태화강 국가정원은 무엇보다 울산이 대한민국 근대화의 기수로 지난 반세기 동안 근대화와 산업화, 그리고 오염된 산하와 그 극복의 역사를 담아낸 보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대한민국 1호 국가 정원인 순천만에 이어 2호 국가 정원이 된다. 울산시는 국가 정원 지정 후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국가 정원을 어떻게 운영할지 방향성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수행하기로 하는 등 국가정원 지정 이후의 문제도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말 그대로 태화강은 다른 국가정원 후보지와는 완전히 다른 스토리를 가진 국가정원 후보지다. 생태보고의 현장이거나 생물 다양성의 확인 학습장, 생태복원의 현장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자산을 가진 곳이 태화강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넘어서는 중요한 조건이 바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살아 있는 현장이라는 사실이다. 50년 개발의 현장이 공해의 강에서 생태의 강으로 변한 사실은 국가정원 2호로는 어림없는 상징적 보상이다.

바로 이 같은 스토리를 너무나 잘 아는 시민들이기에 국가정원 지정에 동참했다. 울산시도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과 30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태화강이 국가정원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한 논리 개발이 된 상태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생태도시라는 이미지 제고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이후에 있다. 태화강을 제대로 생태복원의 현장으로 알리는 일과 그에 걸맞은 스토리를 담아내는 작업이다. 

여기에 추가해야 할 문제가 바로 태화강을 중심으로 울산의 주요 하천, 동천강과 여천천을 제대로 정비해 울산의 강을 국가정원이 있는 도시에 어울리게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울산의 하천 생태를 새롭게 조망하고 보다 멀리 바라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당장 태화강과 인접해 흐르는 여천천의 경우 비점 오염을 막고 제대로 된 생태하천을 만드는 데 여러 가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여천천이 한때는 생태하천의 모범사례로 이야기되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비점오염원의 문제 등으로 일부 구간에서 악취발생이 줄어들지 않아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 남구청에서는 수질 저하와 악취의 주범인 '불명수(不明水)'를 차단하고 퇴적토를 준설하는 중·단기 대책을 밝힌 바 있다.

여천천은 지난 2006~2010년과 2013~2015년 두 차례의 대대적 정비사업에도 비가 오면 주민들의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남구청의 조치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남구청에서는 오는 10월까지 '여천천 수계구역 공공하수도 실태조사 용역'의 일환으로 1,374가구의 불명수 유입 조사에 나서고 있다. 2021년까지 총사업비 40억 원을 들여 여천천 인근 7,400가구의 오·우수관을 정비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600여 개 가정 오수관이 정비돼 오수가 하수처리장이 아닌 여천천으로 바로 들어오는 일을 막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조사에서 나온 가정 오수관 35가구와 오·우수관 500여m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천천 악취개선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총사업비 7억을 들여 광로교~유화교 일원 400∼600여m 구간에 쌓인 높이 1.2여m, 5,751㎡가량의 퇴적토를 준설하고, 4,364㎡의 새 토사로 바꾼다. 

남구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퇴적토를 준설한 뒤 그 자리에 큰 암반을 깔아 도로 먼지나 쓰레기 등 비점오염원이 쌓이면 수시로 걷어내고 있다"며 "그동안 준설을 하면 수질이 더 나빠졌던 문제와 악취가 다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천천의 경우 하천의 말단부가 울산항으로 흘러 동해와 합류하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울산항 제2부두의 침사지 준설, 철거 문제가 걸림돌이다. 태화강 국가정원과 함께 여천천의 문제도 제대로 살펴 울산의 생태친화적 환경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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