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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은 전국 단위의 주택정책이나 국가적 현상보다는 인구구조 및 경제상황, 주택시장 수급 등 지역적 특성이 주택가격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이 1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보고서 '수도권과 부산·울산 주택가격 비동조화 현상과 원인'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2004년 1분기부터 2018년도 3분기까지 주택가격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전국 요인과 지역 요인을 분석했다. 전국요인은 국가적인 현상을 말하고, 지역요인은 지역 고유의 인구 구조적 변화와 경제 성장 등을 뜻한다.

보고서는 울산의 주택가격에는 인구구조(인구 증감, 1-2인 가구 증가) 및 경제상황, 주택시장 수급 등 다양한 지역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2010년을 지나면서 소득 대비 낮은 매매가, 경기 침체 등으로 지역요인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울산의 소득대비 주택구입 부담은 광역시 중 광주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며 현재도 과거의 상태(소득대비 낮은 매매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울산은 평균소득이 높아 주택구입부담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10년 이상 유지했다.

보고서는 울산의 전세가와 매매가의 비율은 전국의 평균수준과 큰 괴리를 보였으나 2016년 이후 비율이 역전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는 지역요인이 강화된데 따른 현상으로 요인으로 추정했다. 울산의 전세가격은 지난 2008부터 2009년까지 67%에서 70% 이상으로 상승, 당시 전국 평균 전세가율(50%대) 보다 높았으나 이런 비율의 격차는 2016년에 접어들면서 역전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울산은 2010년 초반에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되어 가격 상승이 가속화되는 경향이 컸으나 최근에 동반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으로 인한 수요의 확대가 지역의 높은 가격 상승 및 지역강화 요인의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들어 울산 지역경기가 침체되고 주택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수요가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15년께 거의 소멸된 미분양이 다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중공업 등 지역기반산업이 침체에 접어들면서 지역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택수요 위축으로 주택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있다. 또 분양 예정 아파트는 계속 공급되고 있어 앞으로 미분양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018년 울산의 주택거래량은 5년 평균치보다 50% 이상 하락했으며, 아파트 가격은 1년간 11% 이상 하락해 5대 광역시 중 최대낙폭을 보였다.

연구진은 "최근들어 모든 조사 지역에서 전국요인의 상대적 중요도가 떨어졌다. 2015년 이후 전국요인과 주택가격의 비동조화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며 "전국주택가격과 전국요인의 동화 정도를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2004년 1분기∼2009년 4분기에 0.89였지만, 2010년 1분기∼2015년 2분기 0.65에서 2015년 3분기∼2018년 3분기 0.09로 급격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7년을 기점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이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상승할 당시 울산·부산은 경기 침체와 함께 주택시장이 냉각되면서 수도권과 달리 움직이는 비동조화 현상을 보였다"며 "특히 울산과 같은 산업도시는 지역산업의 경기에 따라 주택시장의 수요가 큰 영향을 받는데 반해 공급은 수요와 시차가 생기므로 단기간에 확대된 수요가 축소될 경우 미리 예정된 공급물량의 소화가 어려운 경향이 다른 지방에 비해 큰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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