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밥하는 시간 김혜련 지음·서울셀렉션·316쪽    일상의 사소하고 하찮은 것들을 견뎌야 하는 그 무엇으로 생각하는 한, 삶은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그런 일상이기 때문이다.
 밥하기 싫고 청소하기 싫고 일하기 싫고. 그런데 지루한 반복이 아닌 그 무엇이 세상에 있던가?


 우리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복되는 노동으로 인해 삶은 고되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여기 아닌 저 너머 다른 곳, 다른 시간을 꿈꾼다. 그 꿈만으로 우리의 빡빡한 삶을 지탱하기는 공허하다. 저 너머는 언제나 저 너머일 뿐 지금 여기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금 여기의 삶'에 충실할 수 있는 일상의 가장 작고 소중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소하고 하찮은 것들을 들여다보고 그 진짜 의미를 회복하고 새로운 관계 맺기를 통해 삶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심슨 가족이 사는 법 윌리엄 어윈·마크 T. 코너드/이언 J. 스코블 지음·글항아리·492쪽    인기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을 통해 철학적 주제를 이야기하는 철학 에세이집.
 풍자와 유머로 가득한 '심슨 가족'은 1987년 시작해 30여 년간 방송되며 세계인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대중 시트콤인 '심슨 가족'의 인기는 대중적인 차원에 머물지 않았다. 수학, 심리학, 신학, 정치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전문가가 이 대중 시트콤에 담긴 '심오한' 의미를 찾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팬들뿐 아니라 수많은 전문가가 이 만화영화를 단지 대중 시트콤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건 얄팍한 처사라고 말하며, 기막힌 농담에서 심오한 통찰까지 보려고 한다면 웃음거리 이상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저자들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현대 사회의 군상을 보며 철학의 주요 개념과 행복의 본질을 논하고, 등장인물 중 한명을 이용해 철학자의 사상을 탐색하기도 한다.
 
 

# 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 알렉산드라 w. 로그 지음·행복한숲·372쪽    달콤함과 짭짤함이 만난 '단짠'은 거부하기 어려운 강력한 맛의 조합이다. 몸에 좋지 않다고 해도 살이 찐다고 해도 자꾸만 손이 간다.


 우리는 왜 먹고 마시는가. 왜 배고프고 왜 맛있을까.
 행동과학자 알렉산드라 w. 로그는 '죽도록 먹고 마시는 심리학'에서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본능이 이끄는 대로 씹고 삼키는 사람들에게 먹고 마시는 데에도, 달고 짠 음식과 칼로리가 높은 고지방 음식을 좋아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책은 배고픔과 포만감, 갈증, 맛과 냄새, 음식 선호와 혐오, 충동과 자제력, 폭식증과 거식증, 과식과 비만, 음주와 흡연 등 먹고 마시는 것과 관련된 폭넓은 주제를 다양한 연구 결과와 함께 다룬다. 또한 저자는 건강을 유지하려면 우리가 만든 비정상적인 환경을 바꾸기 위한 개입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우리가 몰랐던 울릉도, 1882년 여름 김도훈·박시윤 지음·디앤씨·308쪽    검찰일기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울릉도, 독도 이야기. 울릉도에 언제부터 사람들이 살았는지, 조선 정부는 왜 울릉도를 비워두고 관리했는지, 울릉도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면 독도를 어떻게 인지할 수 있었는지, 다시 사람이 살게 된 것은 언제 부터였는지 등 상당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지나쳤을 우리 역사를 쉽게 풀어 알려준다.


 현직 신문기자와 작가가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이 책을 기획하고 해설 부분과 부록을 쓴 김도훈 기자는 "특히 이규원 일행의 울릉도 검찰 모습을 복원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규원 일행의 여정을 생생하고도 치밀하게 묘사하고 싶었지만 그건 능력 밖의 일이란 걸 실감했다"고 전한다. 역사적 사실을 담보할 수 있는 사료는 검찰일기가 거의 유일했고, 기록과 기록 사이의 빈 공간을 역사적 상상력으로 채우는 일이 녹록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을 덧댄 이야기에 해설이 따르는 식'이란 당초 기획을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해당 부분을 박시윤 작가가 맡아 쓰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