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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회사 최대 이슈인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를 앞둔 가운데 정기선 부사장(사진)이 권오갑 부회장 대신 '현대중공업그룹의 얼굴'로 나서면서 경영 보폭을 키우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부사장은 지난 10일 청와대가 일본의 수출규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경제계 인사 30여 명 초청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6월 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지난 1년간 가장 젊은 최고경영자(CEO)로 이름을 올렸던 구 회장보다 네 살이 적은 정 부사장이 '기업인 막내'로 초대받았다. 이날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주요 그룹 총수들과 인사를 나눈 정 부사장은 범 현대가 3세 경영인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여 재계 관심을 받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대우조선해양 합병을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경쟁국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심사 대상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이 한일 무역갈등으로 인해 심사를 최대한 오래 끄는 등 기업결합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 부사장의 행보는 더욱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한국 조선업에 지속적으로 제동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정 부사장도 이번 간담회에 참석해 이런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사장은 앞서 지난달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와 만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는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이 이끄는 사업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자 이제 그룹 핵심 현안들을 챙기면서 본격적인 경영 능력 검증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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