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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교배에서 태어난 1세대는 잡종강세가 나타난다는 것이 멘델의 유전법칙이다. 요즘 각 분야에서는 이종교배, 이종결합, 이종협업이 대세다. 식품업계와 패션업계가 만나거나, 뷰티업계가 주류업계와 만나 협업에 나서는 등 과감하게 영역을 넘나드는 이종교배·이종결합을 통해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하며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자본'이 득세하는 시장에선 이종교배·이종결합이 생존을 위한 키워드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종교배·이종결합이 지자체 행정에서도 시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간과 시간에 대한 제약이 없이 주민들이 학습할 수 있는 울산 남구의 '구구구학습방'이 대표적이다. 구구구학습방은 '구석 구석 구민 학습방'의 줄임말로 구석구석 숨어있는 남구의 유휴공간을 학습공간으로 지정해 구민에게 학습장소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남구는 마을 구석 구석의 도서관, 마을문고, 커피숍, 종교시설 등 공공기관과 민간시설 20개소를 선정해 구구구학습방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주민이 원하는 시간에 시설을 예약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주민이 원하는 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도 검토하고 있다.


남구는 지역 내 공공 및 민간시설을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융복합적 정책·사업을 다수 시도하고 있다. 공공시설의 유휴공간을 영유아돌봄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는 8월 개관할 '남구다함께돌봄센터'로, 대현복지회관(남구 대암로90번길 34) 2층 유휴공간에 설치해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을 해소하는 등 공적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집합 지점이 없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는 지자체의 정책인 셈이다. 이것이 바로 융복합으로 상징되는 4차산업을 '행정'에서 구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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