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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포항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이 오는 2021년 준공된다. 울산구간의 복선전철화 사업 종료시점이 다가오면서 철거 예정인 관내 역사(驛舍)와 폐선부지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은 기존 역사의 존치여부와 폐선부지의 활용문제다.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울산관내 폐선부지는 총연장 26.1㎞, 면적 76만8,000㎡에 달한다. 이 가운데 부산~울산 구간이 12.1㎞, 41만2,000㎡이며, 울산~포항 구간은 14㎞, 35만6,000㎡로 폐선부지 대부분이 울주군과 북구에 해당된다. 그러나 현재 폐선부지의 핵심시설인 역사(驛舍) 존치 여부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주군은 최근 옹기마을 유휴부지(온양읍 고산리 511-11 일원) 및 폐선부지(온양읍 고산리 455-1 일원)를 옹기마을의 자연 관광 자원 등과 연계한 '옹기마을 관광 명소화 사업'차원에서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용역을 추진중이다. 북구도 동해남부선 철도폐선부지를 근린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최근 18명으로 구성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사업 추진 TF팀을 구성하고 선진지 견학 등의 활동을 펴고 있는 중이다.

 

  울산시는 이에 앞서 지난 2016년 '폐선부지 활용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가진 데 이어 내년부터 기본 실시설계 등 준비작업을 거쳐 2021년부터는 사업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현재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인해 철거나 이전이 예정된 울산 관내 역사는 남창역과 덕하역 호계역, 태화강역이다. 남창역의 경우 1935년 12월 16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이후 2000년 9월에 역사 개·보수 작업이 이뤄졌고, 2004년 9월 4일 등록문화재 105호로 지정돼 있어 철거보다는 존치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태다. 덕하역(울주군 청량읍 상남리)은 1935년 영업을 개시한 이후 1941년 5월에 역사를 신축했고, 현재의 역사는 2002년 1월에 개축했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사업으로 인해 덕하역은 인근에 새 역사가 신축되면서 복선전철화사업 종료와 함께 철거 예정이다. 그러나 덕하역의 경우 지난 5월 31일 울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있었던 '가치 있는 울산소금 문화유산에 대한 심포지움'에서 "마채소금 시발역이었던 덕하역을 마채염전과 관련해 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끌었다.
호계역(북구 호계동)은 1921년 영업을 개시하고 1958년 역사를 신축했고, 이후 2002년 11월에 증·개축됐다. 호계역은 복선전철화사업으로 노선이 외곽으로 옮겨져 송정역이 신설되면서 철거될 위기에 있다. 호계역은 오랫동안 인근 달천광산 등과 연계해 철광석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 등의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고, 최근 들어 레일바이크 등과 연계한 공원시설로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태화강역은 건물의 노후화와 시설협소 등의 문제가 꾸준하게 제기돼 신축으로 선회하면서 지금의 역사 옆에 지난해 10월부터 새 역사를 신축 중에 있다. 총 271억원이 투입돼 지상 5층 연면적 7,540㎡의 규모로 2021년 상반기에 개통 예정이다. 중구 학성동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온 1992년 8월 20일부터 현재까지 27년간 자리를 지켰온 기존 태화강 역사는 역사 신축과 함께 철거 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의 자리를 지키면서 울산 신시가지 발전의 산증인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다해 온 상징성과 의미를 살리기 위해 일부의 흔적이라도 존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폐선부지상에 있는 역사 등 시설물은 원칙적으로 지자체의 활용계획이 없다면 남창역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철거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면서 "조만간 이들 폐선부지와 시설물에 대해 지자체의 활용방안이 있는지에 대한 질의 등 행정절차를 밟을 예정으로 있어 역사의 존치 여부는 사실상 지자체의 의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사라지는 철도노선으로 역사가 용도폐기하게 되는 경우는 무엇보다 보존의 당위성을 살피는 것이 맞다. 역사가 가진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성격이나 역사성을 차분히 살펴 보존 가치가 있다면 존치에 무게를 두고 활용방안을 찾는 것이 답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폐선부지의 문제다. 역사의 존치와 폐선부지의 활용은 함께 고려해야할 문제다.
울산을 통과하는 동해남부선 철도 폐선 부지의 활용 방안은 아직 미완의 단계에 있다. 그만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울산을 통과하는 철도노선과 여기에 정거장 기능을 한 역사가 가진 역사 문화적 자산이 무엇인가에 있다. 이를 제대로 규명하고 보편적인 사회적 합의가 나온다면 존치와 활용은 아무 문제가 없다.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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