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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4일로 잡힌 울산시의회 사상 첫 인사청문회가 반쪽짜리로 가다가 다시 인원을 늘리는 등 우왕좌왕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초 7명으로 구성키로 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 수를 5명으로 줄인 뒤 모양새가 좋지 않자 여당이 다시 1명을 늘리는 등 혼선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17일 울산발전연구원 새 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임진혁(67) 전 UNIST 교수에 대한 인사청문특위 구성을 위한 여야 협의를 갖고 5인 특위로 결정한 뒤 몇 시간 지나지 않아 6인 특위로 최종 확정했다.

앞서 의회운영위원회는 지난 15일 인사청문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하면서 7명 이내로 구성하기로 결정했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2명으로 안배했었는데, 이틀만에 5명으로 바꿨다가 다시 6명으로 늘린 것이다.

인사청문특위 최종 명단은 민주당 이미영·박병석·백운찬·김미형 의원 4명과 한국당 천기옥·안수일 의원 2명으로 짜였다.
특위 위원 수를 놓고 이처럼 오락


가락한 것은 애초 시의회 사상 첫 인사청문회라는 상징성과 시민적 관심사 때문에 특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특위 역할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 선임을 기피한 탓이다. 또 후보자에 대한 검증의 칼날을 세워야 할 한국당 소속 특위 위원은 이른바 '저격수'와는 거리가 있는 '점잖은' 인물을 골랐다는 평가다.


때문에 후보자 검증을 위한 청문특위 위원 간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위원 수도 적어 벌써부터 알맹이 없는 맥 빠진 인사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인사청문특위 구성은 18일에 열리는 본회의 공식 의결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청문회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해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울산시의 인사청문회 요청서는 이미 지난 15일 접수된 상태다. 시와 시의회가 지난해 12월 체결한 인사청문회 협약서에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제출기한을 요청서 의회 접수 후 10일 간으로 제한하고, 기한 내 경과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후보자를 임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8일 인사청문특위가 공식 구성되면 청문회가 열리는 24일까지 준비기간은 토·일요일을 포함해도 엿새밖에 없어 후보자에 대한 기본 자료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시의회는 오는 23일과 청문회 당일인 24일까지 1박2일간 의원연찬회를 갖는데, 이 또한 인사청문회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의회는 임 후보자에 대한 24일 인사청문회를, 오전 의원연찬회 일정을 끝낸 뒤 오후 2시에 열기로 해 반나절 청문회에 그칠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따라서 5명의 적은 인원으로 짧은 기간에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접수된 인사청문 요청서와 함께 제출된 후보자의 직무수행계획서와 자기소개서, 직업·학력·경력에 관한 사항, 병역 관계, 범죄 경력, 재산신고 사항,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 납세 또는 체납 여부 등을 증명하는 자료 등 기본 자료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경과보고서가 구속력이 없는 인사청문회인데다 제대로 된 후보자 검증을 위한 충분한 시간조차도 부여되지 않는 시의회의 사상 첫 인사청문회가 통과의례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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