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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울산행정포럼과 울산시 시정자문기구인 미래비전위원회는 19일 시청 시민홀에서 송철호 시장과 시의원, 시민, 연구원,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문화재청 지원방안과 연계한 사연댐 여수로 수문설치에 관한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울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울산행정포럼과 울산시 시정자문기구인 미래비전위원회는 19일 시청 시민홀에서 송철호 시장과 시의원, 시민, 연구원,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위한 '문화재청 지원방안과 연계한 사연댐 여수로 수문설치에 관한 시민토론회'를 개최했다. 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울산의 해묵은 현안인 반구대암각화(국보 제285호)의 보존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19일 울산시의회에서 시민토론회가 열렸는데, 참석한 전문가들은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하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물 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울산시와 원형보존을 고집하는 문화재청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대곡천 유로 변경안을 비롯해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댐) 설치, 생태 제방안 등 지금까지 나온 보존 방안들은 지리한 논란과 시행착오로 시간만 허비한 만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여수로 수문 설치라는 이야기다.


 울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울산행정포럼'이 주최하고 울산시 미래비전위원회가 주관해 의사당 시민홀에서 열린 이날 시민토론회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와 관련한 전문가와 시민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 가장 먼저 '사연댐 수문 설치 가능한가'를 주제 발표한 인제대 박재현 교수는 "사연댐 홍수위 60m 이하에서는 암각화 전체가 침수되지만, 52m 이하에서는 참수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보존을 위해서는 수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이어 암각화 보존 방안 마련을 위한 지난 2017년 실시한 기본계획수립 용역에서 여수로 최대 높이를 60m에서 52m로 낮출 것을 제안한 것을 소개한 뒤 "여수로 높이를 60m에서 48m로 낮출 경우 홍수 시 월류 수심을 고려해야 하며, 방류량 증가에 대한 상세 평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48~52m로 운영하면 반구대 암각화의 침수를 막을 수 있다"면서도 "우선 고려해야 할 문제는 방류량 증가에 따른 하류지역의 홍수를 평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울산대 한삼건 교수는 '사연댐 수문 설치 후 활용방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암각화는 사연댐 완공 후 30년이 지나서 국보가 됐지만, 그로부터 다시 24년이 지난 오늘까지 논란만 가득한 가운데 항구적 보존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무지의 소치일 뿐"이라고 개탄했다.
 한 교수는 "이제 암각화를 사연댐 물속에서 건져내는 일은 수몰의 원인인 사연댐 수위를 낮추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면서 "한시바삐 수문을 설치해서 암각화 보전에 만전을 기하고, 사연댐에서 확보하던 수자원은 다른 방안을 찾아서 해결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 주제발표에 나선 동국대 강태호 교수는 '수문 설치에 따른 문화재청 지원 방안과 명승 지정에 따른 울산 발전방향'에서 울산시의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강 교수는 문화재청이 가칭 '울산시-문화재청 상생협력협의회' 구성을 제안하면서 제시한 8개 사업을 거론하며 "문화재청의 제안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고 판단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시는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암각화 문제가 국가 주요 갈등 과제이기 때문에 국무총리실에서 울산에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해 줄 것을 기대하며, 아직도 오도된 '맑은 물'에 대한 허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사연댐 수위 조정 이후 울산의 상수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한번이라도 있었느냐"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각성하지 못하고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는 울산시는 과연 역사의식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울산행정포럼' 회장인 손종학 시의원은 "이제 20년 지리한 논란을 끝내고 반구대암각화를 수면 위로 건져 올려야 한다"며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설치해 암각화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이어 "세계적인 인류 문화유산인 반구대암각화를 지금처럼 물고문 상태로 계속 방치해 놔두는 것은 부끄러운 역사인식"이라며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연댐 여수로 수문 설치가 안 되면 큰 비가 올 때 오랜 기간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겨 있어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유적을 보전할 책무가 있고 울산시는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론은 강태호 교수가 좌장을 맡고 안재현 울산시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과 이하우 울산대 반구대연구소 교수, 김종렬 반구대유네스코등재시민모임 연대 대표 등이 패널을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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