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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대공원 내 가장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명소임에도 사유지란 이유로 국가정원에 편입되지 못한 내오산(內鰲山)을 울산시가 공공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명정천과 태화강 합수부에 위치한 내오산은 국가정원 내 최고의 명당자리로 꼽히지만, 지난 2010년 태화강 대공원 조성 당시 편입부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이후 방치되다 이번 국가정원 구역에서도 빠졌다.

무엇보다 전체 1,200㎡ 가량인 내오산은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임에도 울산시의 관리권 밖에 놓여 있다.

현재 지주의 동의를 얻어 데크 산책로만 설치해 놓았는데, 위쪽 정상부에 있는 개인 분묘 2기가 태화강 국가정원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울산의 관광 이미지까지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화강 대공원 내 위치해 있으나 사유지라는 이유로 국가정원 구역에서 제외된 내오산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 분묘 2기가 태화강 국가정원의 상징성을 퇴색시키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태화강 대공원 내 위치해 있으나 사유지라는 이유로 국가정원 구역에서 제외된 내오산을 차지하고 있는 개인 분묘 2기가 태화강 국가정원의 상징성을 퇴색시키고 있다. 울산신문 자료사진

 

이 곳은 찾은 외지 관광객들은 "국가정원에 왠 묘지냐"는 의아한 반응을 일색이다.

이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이다.

정 의원은 지난 22일 열린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서 헌정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송철호 시장에게 국가정원에서 제척된 내오산을 언급하며, 편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요청했다.

정 의원은 2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국가정원 구역에 태화강의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내오산이 제외됐다는 것을 아는 울산시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태화강 국가정원 내에서도 가장 경치가 좋은 이곳을 편입시켜 시민의 유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어제 열린 국가정원 지정 행사에서 송 시장에게 이런 내용을 이야기 했고, 송 시장과 황세영 의장도 공감하면서 방법을 찾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특히 "지난 17대 국회에서 태화강 일원을 국가하천부지로 편입시키는 법률을 개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비 727억원을 확보해 태화강 대공원을 조성했다"면서 "태화강 국가공원 지정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된 것에 시민들과 함께 기쁨을 느끼며, 국회 예결위 활동을 통해 내오산 국가정원 편입 문제를 비롯해 정원 운영·관리 등에 필요한 국비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오산이 국가정원에서 제외된데 대해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은 "국가정원 안에 사유지가 있는 사례가 있느냐"며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사유지를 편입해 태화강 국가정원을 완전체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도 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울산시 태화강국가정원 지정대응팀(TF)은 국가정원 지정에 앞서 산림청의 현장 실사와 협의 과정에서 사유지는 제척하라는 주문에 따라 내오산은 편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TF 관계자는 "지주와 협의를 통해 수용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은데, 이를 거부할 경우 현실적으로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다"면서 "강제수용을 위해서는 해당 토지가 도시계획시설에 포함돼야 하는데, 정원은 도시계획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라고 사정을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오산은 하천구역이 아니고 임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도시공원으로 얼마든지 지정할 수 있다"며 "도시계획 입안 등의 절차로 인해 기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지주를 설득해보고 안 될 경우에는 이 방법을 동원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십리대숲 북쪽 끝단에 위치한 내오산은 태화강 문화의 정수를 고스란이 품은 곳으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곳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1년 복원 건립된 만회정(晩悔亭) 이 있다. 이 정자는 조선 인조 때 경상좌도 병영 영장을 지낸 박취문이 지은 것으로, 다르게는 관어정(觀魚亭)으로도 불렀다. 또 내오산 벼랑 아래에는 '관어대(觀漁臺)'라고 새겨진 바위가 있고, 자라 암각화와 서장성이 남긴 시문도 내오산 서쪽 언덕 바위에 새겨져 지금까지 남아 있다. 최성환기자 cs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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