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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회 사상 첫 인사청문회 검증 대상에 오른 울산발전연구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임진혁(67) 전 UNIST 교수는 지난 수십년 간 자신의 필요에 따라 한국인과 미국인을 넘나들었던 이중 국적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UNIST 교수 재직 당시에는 미국인이었다가 2년 전인 2017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UNIST에선 보직으로 교수학습지원센터장과 학술정보처장을 맡았던 임 후보자에 대한 대학 내 평가는 직원들에 대한 갑질과 비리 묵인, 불화 등 각종 추문이 난무하는 등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특히 공직자 인사 검증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병역 특혜 의혹이 임 후보자에게서도 제기돼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與-업무 능력 野-도덕성 집중 거론
송 시장 캠프 참여 보은인사 지적도
임 후보 "사실 무근" 대부분 부인

울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4일 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시의회 사상 처음으로 임진혁 울산발전연구원장 임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4일 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시의회 사상 처음으로 임진혁 울산발전연구원장 임용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유은경기자 usyek@

울산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4일 오후 의회운영위 회의실에서 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후보자의 전문성과 도덕성 등 인물 자질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후보자 과거 경력과 업무수행 능력을 검증하는데 주력한 반면, 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후보자와 송철호 시장과의 특별한 관계와 국적·병역 문제, 부동산 투기 의혹, UNIST 재직 당시의 각종 의혹 등을 도덕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청문회에선 임 후보자 선서와 자기소개에 이은 직무수행계획 발표를 들은 뒤 본격적인 인물 검증에 나선 한국당 천기옥 의원은 임 후보자의 국적 문제를 거론했다.
천 의원은 "임 후보자는 미국에서 유학하고 교수 생활을 하면서 미국 국적을 취득한 뒤 국내에 들어와서도 미국 국적을 유지했는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은 뒤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 가까이 흐른 지난 2017년에야 미국 국적을 포기했는데 이렇게 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느냐"고 따졌다.

천 의원은 또 "후보자는 울주군 삼동면 금곡리에 800㎡ 규모의 주택을 지난 2012년에 1억5,000여만원을 주고 매입했고, 지난 2017년에는 제주도에 있는 호텔 1실을 약 2억원에 매입하는 등 전국에 호텔 분양권과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투기가 목적이었나"라고 추궁했다.

천 의원 특히 후보자의 병역 문제에 대해 "1975년 7월 21일 육군에 입대해 1년 50일 만인 다음해 9월 10일 면역 처분을 받고 조기 전역한 것으로 나와 있다"며 "조기 면역 이유가 무엇이며,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천 의원은 이밖에도 후보자와 송 시장의 관계에 대해 "후보자는 선거캠프에 참여하는 등 정치적인 행보를 했고, 송 시장 공약인 열린 시립대학을 제안하고 미국 출장에도 동행했다"며 "직무평가 전국 꼴찌의 시장이 아직도 인사참사를 되풀이하면서 보은인사, 측근 챙기기로 임 후보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각을 세웠다.

청문회가 열린 이날 외부에서는 임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사 제보가 잇따랐다.
임 후보자와 UNIST에 함께 근무했던 한 중간간부 직원은 교수로서의 무능력과 직원 갑질, 부하직원 비리 묵인, 돌출행동 등에 대한 사례를 전하며 울발연 원장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UNIST 전 직원 A씨는 "임 전 교수가 UNIST에 재직하는 동안 연구과제 수주나 논문, 강의 실적은 형편없었다"며 "개설 과목은 거의 10년간 'Excel 기초' 한 과목만 열었고, 이마저도 조교가 대리 수업을 진행해 월급도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A씨는 또 "신문사에 기고한 칼럼에 대해 부하 직원들에게 '읽은 소감문'을 제출하라고 하고, 제출하지 않은 직원엔 질책과 욕설 등을 모욕하는 갑질을 했다"면서 "특히 직원이 거래업체로부터 현금 4,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임 교수에게 보고했는데 묵인했고, 이후 학교 측이 적발해 징계했는데 임 교수는 이 사람을 승진시켰다"고 폭로했다.

A씨는 이밖에도 "임 교수는 교직원 등산동호회 회원이었는데, 6년 전 반구대 암각화에서 행사를 하고,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암각화 구역 내 암석을 채취해 대학으로 반입했고, 정년퇴직 때 집으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문제 삼았다.

청문회에서 A씨가 제기한 문제들이 거론됐으나 임 후보자는 '허위 사실'이라거나 '사실무근'이라며 비위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한편, 시의회 인사청문특위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임 후보자에 대한 인물 검증에 집중한 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초안 작성까지 마쳤으며, 25일 오전 회의를 열고 여야 조율을 거쳐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최성환기자 c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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