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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할머니한테 속아서 내가 결혼했어. 사람은 착하더라고.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하지 말라 하더라고. 그 사람 생이 그렇다고. 그래도 난 또 사람이 착하니까 괜찮을 줄 알았는데. 우리 시대에 참 바보같애, 여자들이. 지금 같으면 절대 그런 일이 안 일어날 거 같은데" ('울산여성, 다시 봄' 현대중공업 용접 기원 송순이 씨의 말 중에서)


공업도시, 산업도시라는 지역적 특색을 가진 울산에서 자신만의 전문성을 갖고 활동 해온 여성들의 삶은 어땠을까.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이 최근 펴낸 책 울산여성사 아카이브 '울산여성, 다시 봄'은 울산의 전문직 여성 8인의 생애사를 담고 있다.
개발원은 지난해부터 울산여성들의 삶의 발자취를 복원하고 여성의 활동과 역할에 대한 가치 재평가를 위해 아카이브 구축 작업을 진행했다.


이중 울산 근현대를 살며 자신의 분야를 개척해온 경력 20년 이상의 전문성을 가진 여성, 구술 면접이 가능한 생존 인물로 다양한 이력과 경험을 가진 8명을 선정했다.
정자 해녀 유순자 씨, 대한민국 전통 장례꽃장식 명장 이윤희 씨, 베트남 이주여성 양월계 씨, 현대중공업 용접 기원 송순이 씨, 한글서예가 김숙례 씨, 이화약국 대표 김춘숙 씨, 한국호스피스협회 울산지회장 이태옥 씨,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대표 능행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구술자로 참여한 현대중공업 용접 기원 송순이 씨.
구술자로 참여한 현대중공업 용접 기원 송순이 씨.

이 책은 특정 인물의 부각에만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통해 전문성을 가진 여성이 활약하는 분야와 활동방식, 울산 여성의 입지 등을 함께 조명한다.
구술자들은 인생의 희로애락, 산전수전을 다 겪어온 삶을 이야기하면서도 언제나 새로운 희망을 내다본다. 이 책의 제목이 '울산여성, 다시 봄'으로 지어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이미영 원장은 발간사를 통해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하고 울산이라는 지역적 특색으로 인해 이중 소외를 당해온 울산여성의 목소리를 책자로 담는 작업은 울산여성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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