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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 최고의 사운드 트레버 콕스 지음·세종서적·376쪽    음향학뿐만 아니라 생물학, 고고학, 소음 문제 사회학, 신경과학, 디자인학, 지리학, 물리학, 지구과학, 동물학, 생태학 등 다양한 학문을 '융합'해 음향 효과의 원리와 소리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
트레버 콕스는 영국에서 음향공학 보급공헌상, 세계에서 가장 긴 소리를 찾는 기네스 기록 보유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음향학계의 권위자로, 이 책으로 미국음향학회 과학저작상을 탔다.
저자는 파도가 칠 때마다 예측 불가능한 소리를 내는 파도 오르간, 문명 형성에 영향을 준 조상들의 듣는 기술, 소리 산책법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음향 효과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독자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소리 여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저자처럼 자기 자신과 주변의 경이로운 음향에 귀를 기울이고 경청한다면, 특별한 장소들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의 청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 마음의 여섯 얼굴 김건종 지음·에이도스·248쪽    십수 년간 정신과 의사로 일해 온 지은이가 우리의 여섯 가지 감정을 주제로 쓴 책. 흔히 병리이자 질환이라고 여겨지는 우울, 불안, 분노, 중독, 광기를 살피는 지은이는 이러한 감정들이 가장 정의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중 하나인 사랑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색한다.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과 나눈 수많은 이야기와 그들의 목소리 그리고 지은이 자신의 삶에서 끌어올린 내적인 자기 고백이 인간의 마음을 탐구했던 학자와 예술가의 생각들과 연결돼 하나의 독특한 그림을 그려낸다. 무엇보다 의사로서 혹은 치유자로서 환자의 마음을 해석하고 분석하는 사람이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관통했던 기억과 경험 그리고 자신만의 내밀한 이야기들이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갖는다. 인간의 감정과 마음에 관한 시적이고 통찰력 있는 분석이 오랜 시간 동안 벼리고 다듬어 쓴 간결하고 빛나는 문장에 담겨 있다.
 

# 생각을 빼앗긴 세계 프랭클린 포어·반비·324쪽    과거에도 독점기업들은 항상 존재해왔지만 오늘날의 거대 기업들은 훨씬 더 사악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기업적 야망은 오랫동안 인간이 지켜온 자유주의적인 가치들, 특히 지적 재산과 프라이버시의 개념을 뒤흔들어 우리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모든 상황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우리 정체성에 마음대로 접근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데카르트부터 시작해 앨런 튜링을 거쳐 오늘날 실리콘밸리 문화의 기원이 된 히피 정신과 스튜어트 브랜드까지, 테크놀로지에 관한 믿음의 지성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근본적인 차원에서 깊은 사유를 지켜내려는 저항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더불어 테크 기업들에 이전 공공 미디어에 대해 적용되던 수준의 책임을 지우는 실질적인 대안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내적인 삶을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 놀이는 쓸 데 있는 짓이다 앤절라 핸스컴 지음·목수책방·388쪽    이 책은 감각 이상과 주의 산만 등 여러 문제를 보여주는 아이들이 증가하는 근본 원인을 짚고 그 해결 방안을 찾는다.
 저자는 소아 작업치료사이자 자연에 기반한 아동 발달 프로그램 '팀버누크'의 창립자다.
 그는 자연에서 하는 활동적인 자유 놀이가 균형 잡힌 아동기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어른들 간섭 없이 이뤄지는 '바깥 놀이'야말로 아이들의 감각과 운동 기능 발달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사회·정서적인 기술과 창의성 발달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경험론적·이론적 근거로 설명한다.
 저자는 "놀이의 동기는 목적이 아닌 방법에서 나온다. 순전히 목적이 있어 어떤 활동을 한다면 그것은 놀이가 아니다"라며 "아이에게 자유롭게 놀 시간을 주는 것은 매우 특별한 선물을 주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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