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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부터 울산지역이 다시 태풍과 맞서게 됐다.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프란시스코'는 일본 가고시마 동남동쪽 해상에서 시속 32㎞로 북서쪽으로 이동 중이다. 아직까지는 소형 태풍인 '프란시스코'의 중심기압은 990hPa, 최대 풍속은 시속 86㎞(초속 24m)이다. 강풍 반경은 250㎞에 달한다. 이 태풍은 6일 오후 3시께 경남 통영 남남동쪽 약 170㎞ 해상까지 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남해안에 상륙한 뒤 한반도 내륙으로 북상해 7일 오후 3시께 충북 충주 북북서쪽 약 70㎞ 육상에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여기에다 제9호 태풍 '레끼마'가 필리핀 주변에서 발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레끼마'는 시속 23㎞로 북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소형 태풍인 '레끼마'의 중심기압은 994hPa, 최대풍속은 시속 65㎞(초속 18m)이다. 강풍 반경은 200㎞이다. 이 태풍은 앞으로도 북쪽으로 이동해 대만 동쪽 바다를 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발달 초기여서 소형이지만, 중형의 강한 태풍으로 점차 발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 상황을 고려할 때 이 태풍도 한반도 쪽으로 올라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얼마전 태풍 다나스로 인해 많은 비가 내린 울산은 큰 피해 없이 태풍을 넘겼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개의 태풍이 동시다발적으로 울산을 향하는 상황이다. 울산의 경우 태풍에 대한 아픈 기억이 많다. 문제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울산이 당장 오늘 밤부터 태풍의 간접 반경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당장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관통하면 지난 7월 태풍 다나스와 2016년 9월 '차바' 이후 또다시 태풍의 위험지대에 놓이게 된다.


이번 태풍의 경우 제주도와 남해안은 매우 강한 비와 순간 최고 풍속이 초속 3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태풍의 방향에 따라 우리나라에 폭우나 강풍, 풍랑에 따른 막심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울산의 경우 지난 2016년 차바의 내습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울산의 기상상황이 예전과 달라지고 있고 대비책도 다양하게 제시됐지만 최근 몇년동안의 기후변화는 이 같은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미 한번 큰 피해를 겪은 상황에서 다시 태풍이 올라온다니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철저한 대비가 시급하다.

최근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여름의 경우 사상최고의 폭염을 비롯해 최근 몇 년간 울산지역의 여름 기후는 이상기후의 전형이었다. 20년 만의 최고 기온을 기록하는가 하면 연일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열대야 일수도 크게 늘어났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울산지역의 경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책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각종 재난·재해나 물 관리 문제 등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태풍이 오면 가슴을 졸이고 비켜가기를 기다리는 수준의 대책은 이제 버려야 한다.

울산지역의 경우 산업화 이후 무분별한 난개발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울산시의 관리대상으로 지정된 급경사지만 260곳이 넘는다. 재난과 관련한 대응시스템이나 경고방송, 주민대피 등은 미리미리 점검해야 한다. 재해나 재난사고는 미리미리 대비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선제적 대응만이 확실한 방법이다.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 재해가 점점 잦아지고 집중호우가 더 강력해지고 있는 만큼 지방하천 안전 설계빈도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울산지역의 경우 도심주변 20여 개 공사장에서 대규모 도로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 이 곳은 집중호우로 인한 지반과 토사, 임시 시설물 등의 붕괴 등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현재 울산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로는 국가시행 사업만 해도 함양~울산고속도로와 국도7호선(웅상~무거) 확장공사, 국도31호선(장안~온산2) 확장공사, 국도7호선(청량~옥동) 단절구간 개설 공사, 국지도69호선(청도~운문터널) 개량공사 등 5개 공사에 달한다. 국가시행 사업 가운데 함양~울산고속도로 중 밀양~울산 구간은 2014년에 시작해 2020년 12월 완공 목표로 전체 공정이 55%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도7호선(웅상~무거) 확장공사도 2012년에 사업이 시작돼 2020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들 도로 공사 구간은 여기저기에 산을 허물고 메우는 토목공사가 한창에 있어 자칫 집중 호우시 토사유출이나 임시가설물의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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