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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 밥상 내 얼굴/ 박해경 지음
두레 밥상 내 얼굴/ 박해경 지음

# 매미 엄마
우리 동네 희망 슈퍼 앞
혼자 서 있는
벚나무 아주머니.

꽃잎 떠나보내고
까만 눈물 톡톡
흘리며 울더니
이제 울지 않아요.

매미 울면서
날아와 안기던 날부터
울음 그친 벚나무 아주머니
매미 엄마가 되었어요.

무더위의 절정 8월입니다. 벚나무 엄마에게 안긴 매미가 아침부터 시원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매미소리는 여름이 깊어 가면 갈수록 더 신나게 노래를 부릅니다. 아이들이 계곡을 찾아 신나게 물놀이를 하듯 매미는 나무그늘에 숨어 누가 더 크게 더 길게 노래하나 시합이라도 하는 듯합니다.
연일 폭염경보, 열대야를 알리는 이 더위도 매매소리 줄어들면 한 풀 꺾길테지요. 그러니 덥더라도 매미의 시원한 노래들으며 조금만 견디어 봅시다.

# 그냥 좋단다
서른 살 막내 이모
집에 들어가서
외할머니가
기다리고 있으면
좋단다
그냥 좋단다

나는 진짜
이모가 부럽다
그냥 부럽다.


엄마는
내가 기다리고 있어
좋은 건지
그냥 좋은 건지
나보다 매일 늦게 들어온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아동문학가 조영남

예뻐서, 착해서, 공부 잘해서가 아니라 그냥 함께 있어 좋다. 라는 말이 순수한 물맛처럼 변함없고 꼭 필요한 말이겠지요. 그냥 엄마라서 좋고, 아빠라서 좋다는 말 참 좋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할머니의 조건 없는 사랑처럼 사랑도 그냥 사랑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사랑하니까 많이 해주고 많이 해주었으니까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조건 있는 사랑을 하다 보니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그냥 좋아하면 참 좋은데 말입니다.
내 아이, 내 부모 내 것이라는 욕심이 들어가다 보니 그냥이 잘 안 됩니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는 그냥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눈과 마음을 가져 보아야겠습니다. 아동문학가 조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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