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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표 한국동서발전 재생에너지처장(왼쪽 세 번째)과 관계자들이 5일 중구 동서발전 본사에서 재생에너지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회의를 하고 있다.
홍동표 한국동서발전 재생에너지처장(왼쪽 세 번째)과 관계자들이 5일 중구 동서발전 본사에서 재생에너지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회의를 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대기업 등 산업계 전반이 일본산을 대체할 소재·부품·장비 물색에 총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피해 대비에 지역에 본사를 둔 공기업도 설비 국산화를 위한 절차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에 본사를 둔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은 이날 재생에너지 설비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긴급 회의를 열었다. 동서발전은 이날 중구 본사에서 '재생에너지 설비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 회의'를 개최하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산·학·연 공동 추진 중인 10개 R&D 과제의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동서발전은 울산테크노파크와 울산 200MW급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관련 R&D를 추진하는 등 국내 재생에너지분야 기술 자립에 노력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제주도 YWCA 건물옥상에 설치한 소규모 사회공헌용 태양광 설비를 가동하고 당진화력본부 내 회처리장에 설치 중인 25MW급 태양광발전소에도 전량 국내산 기자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동서발전은 앞서 지난 3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단일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전력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태양빛을 최대한 활용해 태양광 효율을 기존 19%에서 22% 수준으로 올리는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이용 초고효율 다중접합 태양전지 개발'에 착수한 바 있다. 

기업들은 이미 국산화를 위한 계획을 구체화해가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최근 율촌화학, BTL첨단소재 등과 파우치필름 공급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파우치필름은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감싸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일본 DNP와 쇼와덴코는 전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는 전량 파우치형이며, 삼성SDI는 소형배터리에 파우치 필름을 사용한다.

자동차업계도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탄소섬유와 전해질막 정도가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소차 연료탱크에 사용하는 탄소섬유의 경우 일본이 세계 시장의 66%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탄소섬유·전해질막은 국산화가 거의 진행돼 있어 당장은 어려워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탱크에 사용하는 탄소섬유를 일본도레이에서 수입해왔지만 이를 국산화하거나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가 향후 수소차 등에 적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도레이 역시 일본에서 원사 수출을 금지하더라도 도레이 미국 및 프랑스 지사 등에서 원사를 구매해 구미공장에서 제조할 수 있어 국내 수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전반의 소재 국산화는 단기적인 측면에서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십년 간 부품 국산화를 외쳤는데도 안 됐다"면서 "그만큼 중소기업 생태계 자체 경쟁력이 낮은 것이 우리 현실인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 전략을 가져가되 당장은 한일 간 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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