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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돌발 변수가 많은 중국 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키워온 인도 시장으로의 생산기지 이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에서 베뉴와 셀토스 등 잇따라 신차가 나오고 기아차 공장도 가동을 시작하면서 현대차의 인도 생산량이 중국을 추월할 날이 임박한 듯 보인다.

# 상반기 중국공장 생산량 전년비 20% ↓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공장 생산량은 총 44만 1,560대로 작년 동기(55만 4,629대)보다 20.4% 감소했다. 현대차가 28만 8,060대, 기아차가 15만 3,500대로 각각 23.9%와 12.8% 줄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타격을 입기 전인 2016년에는 생산량이 연 116만 대가 넘었다. 이대로라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량이 연간 100만 대를 밑돌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10년 104만 3,307대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생산능력 270만 대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반면 인도공장은 완전 가동되면서 양국 생산량 차이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중국과 인도 생산량 차이는 상반기 8만 9,723대로, 작년 동기(20만 6,561대)의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2분기만 보면 중국(19만 6,767대)과 인도(17만 7,080대) 생산량 차이가 2만 대 밑으로 떨어졌다. 6월에는 중국이 5만 3,415대로 인도(5만 8,301대)보다 적었다. 월별로 작년 2월 이후 첫 역전이다.

현대차 인도공장의 상반기 생산량은 35만 1,837대로 작년 동기보다 1.1% 늘었다. 현대차 공장은 이미 생산능력(연 65만 대)을 넘겨 시프트 조정 등으로 추가생산 중이다. 현대차 인도 판매 실적은 이미 1분기에 중국을 넘어섰다. 게다가 기아차 인도공장에서 생산이 본격화하면 중국과 순서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 변수많은 현지 사정에 수개월째 공장 멈춰
기아차는 8일 인도공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셀토스 양산을 개시했다. 내년엔 신규 차종 투입도 검토 중이다. 인도공장 생산량은 올해 5만 2,000대로 시작해서 3년 내 한도인 30만 대까지 늘어난다는 것이 기아차의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를 합하면 인도 생산능력이 100만 대 규모다.

현대차는 인도공장 생산량 40%를 수출하고 있다. 기아차도 생산 물량 일부를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수출해 인도 신흥시장 판매 확대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반면 중국 시장 사정은 단기간에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1공장을 닫은 상태다. 기아차는 지난 6월말로 중국 장쑤(江蘇)성 옌청(鹽城) 1공장을 가동 중단하고 합작법인 주주인 위에다(悅達) 그룹에 장기임대했다. 현대차 베이징 1공장도 사실상 연초부터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근본적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무리한 판매 목표를 맞추기 위해 '밀어내기'를 해서 재고가 쌓이는 악순환이 벌어지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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