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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 비당권파가 12일 집단탈당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제3지대 창당론'을 고리로 한 야권발 정계개편 도화선에 불이 붙을지 주목된다. 현재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사진)의 추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10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화와 희망의 밀알이 되기 위해 민주평화당을 떠난다"며 "더 큰 통합과 확장을 위해 변화와 희망의 항해를 시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사분오열되고 지리멸렬한 제3세력들을 다시 튼튼하고 건강하게 결집시키면서 대안신당 건설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으로 구성된 대안정치는 이날 중 탈당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로써 지난해 2월 국민의당 분당과 바른미래당 창당과정에서 결성된 민주평화당은 1년 6개월만에 또 다시 정계개편의 격랑 속으로 빨려들게 됐다. 

과거 국민의당 당시에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당시 대표 등 당권파의 보수행보에 맞선 탈당이었으나, 이번 탈당은 극도로 낮은 당 지지율로 인해 총선을 앞두고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의 발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결국 제3지대에 터를 잡고 '중도 빅텐트'를 치면서 확장성을 꾀한다는 점에서 고민의 지점은 동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화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 소속 의원 10명은 이날 탈당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세규합에 나서 11월 내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할 방침이다. '보수 빅텐트론'에 맞선 '제3지대 빅텐트론'을 펴는 이들은 선제탈당을 통해 중도 세력의 구심점이 돼 범진보와 범보수를 아우르며 정계개편 흐름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평화당 분당이 내홍 중인 바른미래당 분당의 촉매가 되고, 제3지대 통합과 보수 통합까지 연쇄 촉발해 정치권의 '새판짜기' 흐름을 본격적으로 추동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평화당 탈당 사태가 당장 정치권의 판을 흔들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여러모로 미지수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일단 당장 추가 합류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대안정치는 우선 옛 국민의당 세력을 결집해 이를 기반으로 세력을 전국적으로 불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계개편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호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통하는 새 인물을 영입하는 것이 먼저"라며 "현재의 인물들로는 자칫 '도로 국민의당'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국민의당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내 호남 의원들과 평화당 잔류 의원, 무소속 손금주·이용호·강길부 의원 등을 합류 대상으로 꼽고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 측과는 '당 대 당' 방식 또는 '헤쳐모여' 식으로 결합한다는 구상이지만, 이는 장기화 조짐인 바른미래당의 내홍 사태가 어떤 쪽으로든 매듭이 지어진 뒤에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바른정당을 거쳐 자유한국당에 재입당 후 탈당, 현재 무소속인 강 의원도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강 의원은 이날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대안정치연대에서) 아직 제안이나, 연락 온 적이 없다"며 "대안정치연대에 대해 고려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강 의원 관계자도 "아직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10월 전후 '제3지대 빅텐트론'이 형성된다면, 그때 봐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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