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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을 감각적인 시어로 빚어낸 시집들이 잇따라 나왔다. 울산지역에서 활동 중인 시인들이 펴낸 신간 시집 3권을 소개한다. 
 

# 김종원, 40년 삶 담은 이야기
김종원 시인이 시집 '어둠이 깊을수록 더욱 빛나는 별같이 살라하고'를 출간했다. 시집에는 1986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40년에 걸친 이야기들이 그려졌다.
 유정이 문학박사는 "이 시집은 구태의 정서를 드러내거나 사회적 현실을 회고의 틀에 끼어 안일하게 보리라는 선입견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며 "시기적으로 오래된 풍경이 전면화할지라도 그것이 오히려 다른 의미의 신선함을 담보하고 있어 흥미롭다"고 전했다.


 저자는 시인의 말을 통해 "시를 쓰는 일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일이며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 주는 일이다. 그것은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그렇게 서로 나누면서 행복해 지고자 노력하는 일"이라며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가슴을 열고 다가서는 사회, 공감하는 따듯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종원 시인은 지난 1986년 시 전문 무크지 '시인'으로 등단했다. '다시 새벽이 오면'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으며, 울산작가회의 이사를 역임했다.
 

# 도순태, 첫 작품집 '난쟁이 행성'
도순태 시인의 20여년의 시력이 담긴 첫 시집 '난쟁이 행성'.
 도 시인은 시집에서 기다림과 그리움 사이의 '길'들을 발견해낸다. 장생포, 창녕, 금호강, 와촌 등 수많은 장소들과 이어지는 길, 그 길의 끝은 사람에게 닿는 따뜻한 온기로 귀결된다.
 시 '팽나무 사랑'은 영원한 것은 없기에 이별할 수밖에 없는 '순간의 편린'에 집중해 그 속에 잊힌 자들을 향한 사랑을 찾아낸다. 기억은 왜곡되기도 사라지기도 하지만 시인은 끊임없이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다.


 권온 문학평론가는 "생자(生者)와의 이별도 손쉽게 망각하는 이 시대에 사자(死者)의 이별을 기억하는 시인의 자세는 분명 귀감이 될 것"이라며 "시인의 시적 전언(傳言)에는 독자가 기꺼이 공감할 리얼리티가 그득하다"고 소개했다.
 도순태 시인은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고, 한국작가회의 회원, 봄시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 엄하경 '내 안의 무늬'…첫 내딛음
"그 무엇이 되진 못했으나/아무것도 아니었다고는 말아주세요/나, 이 별에 와서 나름 애쓰고 살았으니/부디 조금은 반짝였다고 새겨주세요"(엄하경 시 '나의 묘비명' 중)
 엄하경 시인이 첫 시집 '내 안의 무늬'를 펴냈다.
 시집 속 50여 편 작품은 오랜 세월 '시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걸어 온 시인의 발자취다.
 문신 평론가는 그의 시를 읽고 "세계와의 정면대결을 피하지 않고, 존재의 갑옷을 뚫고 스며드는 상흔들의 무늬를 그린다. 그 무늬의 불온성이 계속해서 시를 써나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엄하경 시인은 격월간 '시사사'를 통해 등단했다. 한국작가회의, 경희사이버문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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