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키스탄과 인도 국경에서는 매일 '일몰 퇴각'이라는 독특한 의식을 행한다. 국기 하강식이다. 카키색 군복이 인도, 검은색 군복이 파키스탄이다. 서로 과장된 행동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관광으로 확대발전시켰다. 이 행사에 참여한 양국의 수비대는 머리에 부채처럼 펴진 모자를 쓴다. 이는 양국 국경수비대의 자부심의 상징이라고 한다. 이들이 쓴 장식 모자는 언뜻 보기에는 인디언 추장의 장식모자와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인디언 추장 모자 같은 장식 깃을 지닌 새가 있다. 후투티라는 새다. 별명은 추장 새이며, 환경적으로는 오디새라 부른다. 추장 같은 모자를 쓴 것 같은 머리에 장식 깃이 있어 추장 새이며, 뽕나무밭에서 관찰된다 해 오디새라 부른다. 오디새는 마치 손톱에 붉게 물들인 봉선화처럼 카키색 머리깃 끝에 검은색 점이 물들어있다. 오디새는 여름 철새로 번식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다. 경북 경주 시내에 자리한 황성공원은 오디새 번식지로 알려졌다. 황성공원의 전체 면적은 약 102만 4,000㎡이다. 신라시대 때 북쪽이 허하다 하여 인공적으로 조성한 숲이라 전한다. 소나무와 참나무 군락지를 비롯해 무려 91개 종의 수목들이 심어져 있다. 세월이 흘러 현재는 수령 수백 년이 넘는 고목들이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며 시원한 그늘막을 형성해 주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오디새가 매년 5∼6쌍씩 번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둥우리 구하기, 먹이구하기, 천적으로부터 안전성 등 생태환경적으로 타지역에 비해 번식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둥우리는 자연적 나무 구멍이 많을수록 여러 개체가 찾아온다. 오디새는 둥지를 만들지 않는다. 대신 다람쥐, 청솔모, 딱따구리가 나무에 파놓은 구멍 혹은 나무에 자연스럽게 생긴 수동(樹洞) 혹은 수공(樹孔)을 이용한다. 오디새는 나무 구멍뿐 아니라 건물의 틈바구니, 처마밑, 굴뚝, 기왓장 틈새, 담장틈새, 한옥의 용마루 틈새 등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곳이면 어디든 찾아 둥지로 이용한다. 매년 같은 장소를 이용하는 이유도 포식자로부터 안전한 곳이기에 그렇다. 황성공원은 소나무, 떡갈나무, 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고목이 많아 자연 수공이 점차 생성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오디새가 찾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디새 둥우리가 관찰되는 나무는 소나무, 회나무, 상수리나무 등 수종(樹種)이 다양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디새는 나무 종류를 따지지 않는다. 다만 나무에 구멍이 있으며 안전한 환경이면 깃들여 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황성공원에는 오디새뿐 아니라 큰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찌르레기, 솔부엉이, 방울새, 멧비둘기, 다람쥐, 청솔모, 찌르레기 등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살고 있다. 오디새는 우리나라 찾는 여름새다. 산란 시기는 4~6월이다. 한배에 5~8개의 알을 낳는다. 포란은 암컷 단독이다. 포란 시기에는 수컷이 먹이를 물어다 암컷에게 건네준다. 포란기간은 18일, 육추(育雛)기간은 20~27일이다. 부화시킨 다음에 먹이 사냥은 암수가 함께 한다. 수컷이 주로 잡는 역할을, 암컷이 날라다 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오디새는 복령(茯笭) 찾는 단단하고 긴 쇠꼬챙이 같은 부리가 있다. 단단하고 긴 부리는 땅속에 박아서 먹이를 찾기에 편리하게 생겼다. 땅 위 이곳저곳을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마치 망치로 못을 내리치면서 박는 행동과 비슷하다. 땅속으로 부리를 반복적으로 내리 꽂아 부리 끝으로 느끼는 촉감으로 먹이를 찾고 잡는다. 오디새가 비 온 뒤 잔디밭에서 쉽게 관찰되는 이유이다. 축축한 잔디밭에는 지렁이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려고 물고 오는 먹이를 살펴보면 지렁이, 딱정벌레, 땅강아지, 자벌레, 벌, 굼뱅이, 송충이, 각종 유충, 거미 등 다양하다. 오디, 벗지 등 나무 열매도 확인된다. 오디새는 매년 같은 장소를 찾아 번식하는 습성이 있다. 굳이 이유를 따지자면 의식주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오디새는 갓 부화한 며칠째는 먹여주지만 이후 점차 건네주고, 이소(離巢)를 유도해서 따라다니게 한 다음 먹이 사냥을 보여줘 행동을 따라 하게 한다. 오디새는 머리 장식 깃이 특이하며 우아하다. 당연한 별명이 인디언 추장 새다. 한자로는 대승조(戴勝鳥)라 부른다. 이는 머리에 멋진 모자를 쓴 새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디새는 머리 장식 깃과 날개 그리고 꽁지깃에는 흰색과 검은색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보기에 아름다운 새다.


오디새의 최대 매력은 폈다 접었다 하기를 자유자재로 하는 예쁜 머리 장식 깃이다. 이를 관우(冠羽)라 부른다. 물론 폈다 접었다 하는 반복 행동은 경계, 공포를 느꼈을 때 주위의 동료에게 알리는 신호다. 접었을 때는 공포와 경계를, 완전히 폈을 때는 안정을 전하는 표시다. 이러한 생존행동이 오히려 많은 사진작가에게 호감을 갖게한다. 또 오디새는 나는 속도가 느린 편이어서 아름다운 날갯짓으로 여유 있게 나르기에 그 모습에 모두 홀리게 된다. 특히 어미가 반복적으로 먹이를 잡아 나르는 장면과 먹이를 건네는 모습을 좋아하여 많이 찍는다. 인터넷에 후투티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는 이유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