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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전국 최초로 자치단체 단위 지진방재종합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울산시는 어제 송철호 시장 주재로 '울산광역시 지진방재종합계획 수립 보고회'를 열고 지진재난 이해와 대응체계 교육, 부분별 추진과제 보고,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전문기관 자문과 토론을 가졌다. 울산시 지진방재종합계획은 울산과기원이 지난해 말 완료한 '울산형 지진방재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기본계획과 분야별 추진과제를 마련한 것이다. 울산시는 정부의 5년 단위 지진방재종합계획만으로는 동남권 지진 발생 증가, 원자력발전소와 석유화학산업시설 밀집 등 울산의 지역적 특수성과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자체 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정부의 지진방재종합계획과 지난 5월 시민이 참여한 '지진방재포럼'에서 제시된 의견 등을 반영하고 울산의 지진 환경을 고려해 자체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이번에 수립된 계획은 6대 분야별 전략과 중점추진 과제, 지진발생 상황에 따른 예방·대응·복구단계에서의 지진 대책과 복합재난에 대한 대책 등 68개 추진과제로 구성됐다. 6대 분야는 △교육·훈련과 안전문화 조성 △정보 감시·전달체계 구축과 조사연구 △내진 성능 확보 △구호·복구체계 구축 △재난대응 조직역량 강화 △지진연계 복합재난 대책 마련 등이다. 울산시에서는 “지진방재종합계획 수립은 장기적 관점에서 청사진을 제시하고 정부 계획만으로 다루기 어려웠던 울산의 지진방재 역량을 향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울산시의 이같은 조치는 무엇보다 최근 잦아지는 울산지역 지진과 무관하지 않다. 지진은 울산이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재난요소다. 2000년대 들어 동남 해안과 동해권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 지진 빈도가 부쩍 늘어나는 것 역시 대형지진을 예감케 하는 전조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전 등 위험 시설물이 집중돼 있는 울산으로서는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안전처도 울산 등 동해안 지역의 지진해일 피해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망 구축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진해일에 대비해 주민대피지구는 울산, 부산, 경북, 강원 4개 시도, 22개 시·군·구에 걸쳐 총 226곳이 지정돼 있다. 울산의 경우 남구 1곳, 동구 3곳, 북구 5곳, 울주군 6곳을 합쳐 모두 15곳이 주민대피지구로 지정돼 있다. 울산에는 또 긴급 상황에 대비해 남구 1개와 동구 8개, 북구 5개, 울주군 13개 등 모두 27곳에 경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지진대책과 함께 지진해일 주민대피지구에 대한 일제 점검도 수시로 실시해야 한다. 지진해일 안전 사각지대가 없는지 재점검하고, 긴급 대피소와 경보 시스템 등 현장 시설들도 꼼꼼히 확인, 지진해일 사전대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울산의 경우 위로는 월성, 아래로는 고리 원전이라는 거대한 핵발전소가 들어서 있어 안전 시스템 마련이 어느 곳보다 중요한 지역이다. 시민들의 체감 정도는 낮은 편이지만 사실 울산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과 함께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자연재해다.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은 재난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잦아지고 있는 지진도 문제지만 집중호우, 태풍 등의 자연재해는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에게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한반도의 기후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몇 해 전부터 여름철이면 울산 지역은 마치 아열대 지역을 방불케 하는 기습 호우와 습한 기후로 시민들의 일상을 불편하게 했다. 최근 몇 년간 울산지역의 여름 기후는 이상기후의 전형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울산지역 평균 기온이 오는 2100년대가 되면 17.32도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먼 이야기 같지만 이 같은 전망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따른다. 기후 변화는 해마다 체감지수가 민감할 정도로 우리 일상의 문제가 됐다. 2100년의 수치지만 이는 해마다 기온이 오르고 있고, 그에 따른 국지성 호우, 폭설 등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최근 울산발전연구원이 울산지역 기후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울산지역의 평균 기온이 2000년대 13.06도에서 2050년대 15.5도, 2100년대 17.32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당장 울산지역의 경우 집중호우 증가세가 눈에 띤다. 울산지역에서 하루 60㎜ 이상의 비가 내린 경우는 1970년대 29일, 1980년대 34일, 1990년대 38일, 2000년대 42일로 증가했다고 한다. 또 하루 80㎜ 이상의 집중호우의 경우는 1970년대 14일, 1980년대 16일, 1990년대와 2000년대 각각 22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울산지역 기후 변화는 시민들이 체감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울산이 태화강을 의지해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식음용수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폭우에 대한 대비는 보다 철저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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