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詩선] 쥐눈이 별
[시인의 詩선] 쥐눈이 별
  • 울산신문
  • 승인 2019.09.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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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눈이 별

이정록

고장 난 보일러를 뜯었다
쥐똥이 수북했다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제 심장 박동 소리와 비슷했을까
절약 타이머에 맞춰 불길이 멎을 때마다
고 까만 눈동자는 뭐라고 깜박였을까
어미를 우러르는 새끼들의 눈망울도
별처럼 새록새록 젖어 있었으리라
쥐 죽은 듯이란 얼마나 한심한 말인가
작은 창 너머로 그가 물어 날랐을
차가운 양식과 시린 앞 이빨이 떠올랐다
세간의 전부였던 똥 한 줌 남겨놓고
어디로 갔을까 세상 어딘가에 분명
사람 다 죽은 듯이란 말도 있으리라
불씨를 살리고 있는 추운별들
점검해야 할 것이 하늘뿐일까
파르라니, 작은 눈망울들

△이정록 시인: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공주사범대 졸업. 천안농고 교사.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수상. 시집 '벌레의 집은 아늑하다' '풋사과의 주름살' '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외.
 

박성규 시인
박성규 시인

별에 대한 동경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옛 신라인들도 그러 했을까? 며칠 전 우연히 토성과 목성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망원경에 비친 토성과 목성의 모습이 망원경에 잡힌 모습이 작았지만 함성을 불러일으키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 가면 고구려의 천문도를 바탕으로 직육면체의 돌에 새긴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국보 228호)가 소장돼 있다. 중앙에 있는 둥근 별자리 그림에는 중심에 북극을 두고,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와 남북극 가운데로 적도를 나타냈다.
또한 황도 부근의 하늘을 12 등분 한 후 1,464개의 별들을 점으로 표시했다. 이 그림을 통해 해와 달, 그리고 5행성(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그 위치에 따라 절기를 구분할 수도 있다.


작년 여름에 이 사실을 알고부터 매일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에선 별이 반짝일 때 땅에선 반딧불이가 답을 한다고 반짝거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올 여름은 그렇게 하늘을 보며 반딧불이를 보며 지내고 있지만,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바탕으로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서 재현했고, 밤을 수놓았던 장면이나 2009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일식을 이용해 권력을 잡아가는 내용이 나오는데 신라도 천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되며, 누리가 사용하고 있는 만 원짜리 지폐에도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또한 최근에 통일신라의 도읍인 경주가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지상에 투영해 건설된 계획도시라는 사실도 최근 밝혀지고 있다. 즉, 포석정은 하늘의 정원이라는 천원자리, 안압지는 연못에 해당하는 별자리 위치에, 선덕여왕릉은 쌍둥이를 의미하는 계양성의 위치에, 경주의 중심에 위치한 첨성대는 국가의 근본은 백성이란 뜻에서 소를 치는 견우성의 위치에 자리하는 등 많은 유적과 왕릉이 별자리와 위치를 같이한다는 것이 최근 밝혀지고 있으니 경주가 지금으로부터 무려 1,500년 전에 하늘의 별자리를 투영해 건설한 계획도시라는 사실은 후손으로서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는지.


가을장마가 얄미운 오늘 하늘과 반딧불이를 보지 못한 안달 난 마음이 꿈속까지 끌고 와서는 생각에 잠기도록 하는 것은 영원히 이어질 우리들의 마음일까? 겨울을 위한 불씨를 살려야 하는 쥐눈이 별도 저 하늘에서 반짝거릴 거라 생각하니 우주의 크기는 가히 짐작하기 어려운 날 영원불변한 것은 없다했는데….
 박성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