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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옥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천기옥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우리 대한민국은 교육을 통해 눈부신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경제적 성장에 이어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른 발전을 이뤄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것 또한, 교육의 힘이었다.

우리나라는 2010년대 초반까지 한 교실에 35명이 넘는 학생들이 주입식 교육을 받았고, 학력 향상의 목표는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양적인 측면에서 학교 교육경쟁력을 평가해 국가의 교육경쟁력 지표를 올리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일정 수준 이하로 학업성적이 낮은 학생은 일률적으로 기초학력부진 학생으로 유형화해 방과후나 방학기간 중 교과목 보충 수업 프로그램에 참여시켜 학력 신장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과연 이것이 최근 변화하는 교육 현장에서 기초학력 부진을 해소하는 궁극적인 방법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순 없다.

울산교육청의 기초학력부진학생 현황을 살펴보면, 초등 4~6학년의 경우 2017년 4만5,521명 중 2,576명이었던 부진학생 수가 2018년 3만4,312명 중 3,047명(8.9%)로 증가했고, 2019년에는 평가 방식의 변경으로 학생 수가 감소해 3만3,291명 중 2,893명으로 명수는 줄었지만 부진학생 비율은 8.7%로 여전히 높다. 중학생은 2019년 15만4,645명 중 부진학생 수가 4,649명이고, 고등학생은 2만5,278명 중 424명이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읽기, 쓰기, 셈하기'등 기초학력이 부진한  실정이며 그 비율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보통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은 주로 저소득층 학생, 다문화가정 학생이며 특히, 다문화학생들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울산시교육청은 다문화학생들의 기초학력부진 현황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기초학력부진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우리 학생들 중에는 남들보다 지식 습득이 더디고 학습을 부담으로 느끼는 학생들이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기초학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교육이 도입 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교육현장에서는 충분한 인식을 갖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기초학력 보장문제는 공교육의 책임과 직결되는 것이며 한명의 한생이라도 소외받지 않아야 된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세계를 꿈꾸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교육도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최근 학교교육 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선 학령인구 감소로 학급당 학생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습 감수성이 좀 더 다양화되고, 빈부 격차에 따라 정보화 수준도 차이가 생겨 학습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교육환경의 변화는 기초학력부진 학생의 학습력 증진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에도 새로운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기존 기초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교육 방법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산교육청에서는 기초학력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체계적인 지도방안과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에 대한 지도방법과 대책에도 많은 변화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앞에 보이는 성적을 올리기 위한 방법보다는 학생스스로 수업에 참여하고, 작은 성취에도 기뻐하며, 학생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즐거운 교실 분위기가 조성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기초학습부진 해소에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울산교육' 실현을 위해서 울산광역시교육청도 하루빨리 기초학력 향상 지원 조례가 제정되어 운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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