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원유시설 피폭의 여파가 글로벌 유가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울산의 정유업계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 울산 양대 정유사인 SK에너지와 S-OIL은 현재 자체 원유 비축분에 여유가 있어 국제 원유 수급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당장은 피해가 없지만, 아람코의 파괴된 원유시설 복구가 1개월 이상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입 차질에 따른 생산량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사태 발생 하루 만에 국제유가가 15%나 폭등했고,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최고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국내 주유소 기름 값에 바로 연동되는 국제 정제유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어 앞으로 소비자들의 기름 값 걱정이 깊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번 아람코 사태의 여파가 울산의 정유업계에 직·간접적으로 미치고 있다는 점인데, 특히 수입 원유 전량을 사우디 아람코에서 들여오는 S-OIL이 문제다. 물론 당장 원유 수입이 중단되더라도 최장 한 달간은 버틸 수 있는 상태다.


하루 67만 배럴의 정제유를 생산하는 S-OIL은 평상시 20일분 정도인 2,000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고, 1회 200만 배럴을 실은 유조선이 3일 간격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번 아람코 사태에 따른 원유 수급에는 아직 문제가 없는 상태다. 또 사태 장기화로 수입선이 끊겨 원유가 바닥나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지더라도 한국석유공사의 전략비축원유를 임차해 공장을 가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S-OIL 측의 설명이다.
하지한 이러한 비상수단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을 경우 생산량 감축에 따른 수급 불안과 석유화학 산업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 공급 감소로 피해는 관련업계 전체로 번지게 된다.


반면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에너지는 S-OIL보다는 여유가 있는 상태다.
하루 84만 배럴의 정제유를 생산하는 SK에너지는 평소 30일분에 해당하는 2,500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고, 수입선이 다변화돼 있기 때문에 이번 아람코 사태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원유 비축분에 여유가 있고 수급 비상 상황을 대비한 준비도 돼 있다"면서 "무엇보다 우리 회사가 수입하는 원유는 일부 아람코 등 중동산도 있지만 미국, 러시아, 남미, 아프리카에서도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이번 아람코 원유시설 피해에 따른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처럼 울산의 양대 정유사들은 이번 아람코 사태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원유 확보에 큰 문제가 없는 반면, 오히려 사태의 불똥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튀게 됐다. 사태 하루만인 지난 16일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전날보다 8.8달러 오른 69.02달러를 기록했고, 두바이유는 5.52달러 오른 63.88달러로 치솟았다. 이 때문에 국제 정제유 값(싱가포르 FOB 기준)은 배럴당 휘발유가 전날보다 6.39달러 오른 74.34달러로, 경유는 5.75달러 상승한 79.9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주유소 기름 값 인상의 전주곡인 셈인데, 이날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값은 1,527원으로 아람코 사태 전과 비교해 2원이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국내 기름 값에 반영되는 이달 말부터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전문가들은 최고 20% 가까이 치솟을 것으로 예고했다.


한편,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유가 동향을 통해 피해 시설 복구에 수 개 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아람코사 관계자의 말을 언급하며 "국내 원유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성환기자 csh@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