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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속도가 심상치 않다. 경기도 파주에 이어 연천의 돼지사육농가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것으로 확인돼 질병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확산 속도라면 사태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을 못 할 상황이다. 울산시는 경기도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양돈농장에 차량이 출입 및 이동을 금지하는 등 예방 대책에 나섰다. 

울산시는 경기도 파주 양돈농가 양성축 발생으로 방역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지난 17일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 상황실'을 운영하고 24시간 비상연락체계 구축하는 한편 의심신고 접수 등 긴급상황 시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만반의 대비에 착수했다. 울산지역의 경우 현재 25농가에서 3만7,145두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울산시는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이 발령됨에 따라 양돈 관련 축산 시설과 축산차량의 운행자의 이동을 전면 금지해 놓은 상황이다. 축산차량과 양돈농가에 대한 소독도 강화한다. 

이와 관련해서 울주군은 국내에 상륙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서울산 IC 인근에 건립된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을 운영하는 등 방역에 총력전을 펼쳤다. 울주군은 서울산 IC 인근에 건립된 축산차량 거점소독시설을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당초 다음 달 1일 본격 가동을 예정하고, 오는 20일 준공식을 앞두고 있었지만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계획돼 있던 시범가동을 이날 앞당겨 실시했다. 하지만 시범가동 과정에서 기계 오류가 발생해 작동이 멈추는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축협 공동방제단 9개단, 구·군 소독차량 2대 등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양돈농장 및 주요 도로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축산농가에게 아프리카돼지열병 유입 차단을 위해 농장 일제 소독 및 임상검사를 철저히 하고, 축산단체 모임행사를 금지하며, 해외 발생국가 방문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일반시민들에게도 해외여행 시 불법축산물 반입 금지, 축산농장 방문자제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해줄 것과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므로 시민들이 안심하고 국산 돼지고기를 소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금까지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는 신종 전염병이다. 울산의 경우 해마다 겨울철에 앞서 구제역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관내 사육 중인 돼지(모돈 및 후보돈)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소와 염소도 일제 접종을 완료하는 등 대비를 해왔다. 하지만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경우 예방백신도 없는 상황이어서 문제가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단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농장 간 가축 이동을 금지하고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게 고작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경기도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만큼 울산에 유입방지를 위해 축산차량, 농장, 축산 관련 시설 등은 소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일제 소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울주군도 방역대책본부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발생한 가축의 전염병은 며칠 만에 확산추세에 접어들어 심각성이 높은데다 바이러스가 어떤 경로로 이들 농장에 옮겨졌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어 더 걱정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올해는 AI도 잠잠하고 구제역도 별다른 신고가 없었는데 난데없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축산농가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당장 중요한 것은 방역 등 신속하고 철저한 조치로 바리러스의 유입을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축산농가의 적극적인 노력도 절실하다. 과거 구제역이 발생했던 지역의 경우 또다시 전염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라는 새로운 전염성 질환은 대비책도 없이 발생하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그 원인을 찾아내고 이에 맞는 사철 방역체계를 갖추는 것도 동시에 추진해야 할 과제다.

방역당국도 이미 모든 지역을 감염 위험지역으로 설정해 방역에 나선 상황이다. 울산지역의 경우 과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으로 곤혹을 치렀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3년 12월부터 2016년까지 AI·구제역이 연속적으로 발생해 큰 피해를 안긴 경험도 있다. 애써 키운 가금류와 소·돼지를 땅에 묻은 축산 농민의 정신적 피해를 제외하고 살처분에 따르는 직접적인 재산피해만 수천억 원에 달했다. 피해가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당국의 빠른 판단과 선제적인 조치가 필수적이다.

울산은 이미 구제역이나 AI 피해를 당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AI나 구제역 등의 발생이 없어 예방에 느슨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생소한 가축성 질병이다. 전염속도도 빠르다고 하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공격적이며 전격적인 방역대책을 펼쳐야 한다. 한번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전염성 질환은 예방이 최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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