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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추진 2년 동안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중부도서관' 이전 사업이 당초 예정보다 1년 더 미뤄졌다. 이마저 일단 착공 후 연차별 예산 확보를 전제한 계획이어서, 대표도서관임에도 불구하고 상가에 더부살이 하고 있는 중부도서관의 거취가 언제 안정될 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35년간 도서관을 위탁운영해온 울산시교육청이 재원을 부담하는 방안이 제안됐지만 불발되면서 운영권 이관설이 불거지는 등 잡음이 커지고 있다. 

19일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오는 2022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돼온'중부도서관' 이전 개관 계획이 당초보다 1년 늦은 2023년으로 연기됐다. 이는 도서관이 시립미술관에 부지를 내어준 뒤 미술관 사업과 묶여 연계추진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한 데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중구가 도서관 이전을 위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온 데 따른 따른 것이다. 

자체 예산 조달이 불가능한 중구는 정부의 '생활형 SOC복합화'사업 공모를 활용해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혁신도시로 이전이 확정된 도서관 건립 비용은 부지와 건축비를 합쳐 300억 원이다. 이 중 시립미술관에 편입된 도서관 부지 보상금으로 확보한 75억 원을 뺀 나머지 부족 재원은 230억 원이다. 중구는 정부공모 사업을 통해 국비로 40%인 92억 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60%은 시비와 구비로 절반인 69억 원씩 채우겠다는 방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확보한 국비는 59억 원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 3년 동안 연차별로 지급받아야하기 때문에 당장 내년 쓸 수 있는 국비는 20억 원이 전부다. 시도 내년 9억8,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60억 원에 달하는 나머지 시부담 재원에 대한 지원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중구는 일단 내년초 확보되는 예산을 활용해 실시설계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지역대표도서관인 중부도서관이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에 떠밀려 성남동 소재 상가에서 더부살이를 한 이후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더이상 사업을 미루기 힘들다는 것이 중구 측 입장이다. 

다만 예산문제를 풀지 못하고 첫삽을 뜨게 되면 매끄러운 진행을 담보할 수 없는 만큼, 대안이 모색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시의회 이상옥 의원은 현안인 중부도서관 적기 개관을 독려하기 위해 위탁운영기관인 시교육청에 예산부담안을 제안했지만 불발됐다. 시교육청이 관계법령상 다른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교육청이 재원을 부담하지 않을 경우 현재 시교육청이 가진 도서관 운영권을 아예 중구나 시로 이관해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살려야한다는 의견까지 제기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은 위탁운영기관이지 건립주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이전도 이전이지만 당장 공사비 확보도 힘겨워하는 중구가 인건비를 포함해 매년 30억 원이 넘는 도서관 운영비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우려가 된다"라고 말했다. 

중구는 이에 내년 하반기 착공부터 한 뒤 차후 국시비 활동을 전개해 부족재원을 모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중구 관계자는 "실시설계에 10개월, 건립공사에 1년 6개월, 장서 구비 개관 준비에 6개월을 잡아 2023년 하반기에 개관할 방침"이라며 "현재로선 외부재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 전부다"라고 말했다. 

중부도서관은 울산 최초의 도서관으로 1984년 개관했다. 미술관 건립 부지에 편입되자 지난 2017년 중구 성남동 '임시도서관'으로 이전, 도서 열람 등 기본적인 기능만 갖추고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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